지난 주말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
60년 모진 세월이 빚어낸 눈물과 탄식은 1만 2천 금강산 봉우리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 듯 했다.
그 사연들을 보고, 듣고, 전하기 위해 우리들 공동기자단은 <보도>완장을 차고 근접 취재를 했고, <기자>완장을 찬 북한 기자들도 현장을 바삐 오고 갔다.
행사 막간 그들을 만났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그러나 분단의 벽은 높았다.
다음은 북한 기자와의 문답..
북한 기자(북) : 김 선생은 기자한지 몇년 됐시요?
나 : 한 9년 돼 갑니다.
북 : 그럼..이제 뉴스가 뭐이다 겨우 쫌 알겠구만..허허허.
나 : 선생은 몇년이나 하셨습니까? (한 오십은 돼 보인다)
북 : 그건 알 필요가 없어..하지만 내가 선배인것은 확실하지요..하하.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얘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나 : 이번 (10.10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은 대단하던데?
북 : 대단하지..직접 보면 더 대단해요..근데 어떻게 봤어요?
김정은 대장도 봤어요?
나 : 봤죠..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던데.
북 : 그게..어케 보면 수령님이고, 어케 보면 장군님이란 말이죠..하하.
김 대장을 직접 보면 김 선생도 힘이 불끈 불끈 솟을끼야.
(내가? 왜?…하지만 그는 정말 뿌듯한 표정이었다.)
북 : 3살때부터 권총을 쏜기야..그거 알아요? 하하하.
(김정은 부위원장이 3살때 부터 명사수였단 얘기는 우상화 스토리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다만 그걸 '기자'라는 사람의 입에서 듣다니 복잡한 감정이다)
남측 다른기자 : 야망이 있어 보이던데?
북 : 우리는 야망..그런말 쓰지 않습네다. 김정은 대장은 그져 혁명과업을 이끌어나가고 계승하신다 우리는 그렇게 말합니다. 수령님 장군님을 계승하신다 말이오.
(야망이란 단어가 등장하가 북 기자들이 다소 언짢다. 왠지 부정적 뉘앙스가 섞인 듯한 단어여서 그런듯 하다. 갑자기 수령님 찬양이 시작된다.)
북 : 기자 선생들, 우리 해방이 어케 찾아왔는지 아나? 다 수령님 덕분이지..그런데 수령님이 평양에 개선할때 남측 반동들이 테러를 일으켰다고..남측에선 잘 모를수도 있겠구만..
이번엔 북한 기관원 추정 인물과의 대화 내용이다.
대화 자체는 훨씬 고급스럽다.
북: 어케 연말이 되면서 일이 많아지겠습니까? 적어지겠습니까?
(-북한이 요구한 50만톤 쌀지원이 이뤄지겠는가?
- 북한이 요구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겠는가?
- 천안함 후속 5.24 대북강경조치가 유지되겠는가? 변하겠는가?를 종합적으로 묻는 질문이다)
나 : 글쎄요..지켜봐야죠.. (두루뭉술한 대답이 맘에 들지 않는 듯하다.)
북 : 청와대로 가서 얘기좀 해주시라요. 빨리 입장을 바꾸라고.
나 : 그게 서로 어떻게 나오는가를 지켜봐야겠죠.
(천안함에 대한 사과 등 북측이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는게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이다.)
북 : (정색하며 표정이 굳어지더니) 내 정식으로 말합니다. 선생 내게 큰 실례를 하셨소.
나 : 무슨?
북: 서로 지켜보다니?? 우리는 다 줬단 말입니다. 무슨 말을 그케 합니까? 우리가 안해 준게 뭐가 있어요?? 그렇게 말하면 안됩니다.
(마지막 이 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급 어색하고 썰렁해진 분위기. 그와 우리는 등을 돌렸다. 익숙한 풍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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