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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떠났던 오빠'와 60년 만에 함께한 휴일

<8뉴스>

<앵커>

안녕하십니까? 60년의 한을 보듬어주기엔 2박 3일은 너무나 짧기만 합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틀 째인 오늘(31일)은 가족끼리 오붓한 만남이 이어졌습니다. 맨발로 떠났던 북쪽의 오빠에게 남쪽의 여동생은 곱게 준비해간 신발을 내밀었습니다. 예정된 이별이 벌써 아쉽습니다.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이틀째 상봉.

북쪽의 79살 오빠를 위해 남쪽의 세 여동생은 신발 네켤레와 양복을 준비했습니다.

60년 전 19살이던 오빠 정기형 씨는 짐꾼으로 인민군을 따라 나서야 했습니다.

헌신을 신고 북으로 올라가다 그 헌 신발 마저 잃어버렸다는 말을 부모님으로부터 전해듣고 여동생들은 '맨발의 오빠'를 가슴에 새긴채 살아왔습니다.

[정기옥/북 정기형씨 여동생 : 베잠방이에 헌신을 신고 나갔다고 해서 양복과 신발을 준비했어요. 너무 불쌍해서 어머니가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오빠의 생일은 내년 1월.

생일을 직접 챙겨줄 수 없다는 생각에 여동생들은 생일상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단체상봉과 달리 가족끼리의 개별 상봉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남쪽 가족들은 전지가 필요 없는 구식 태엽시계와 즉석 사진기, 두툼한 겨울옷 등을 주로 전했고, 북측 가족들은 북한 특산술과 도자기등을 선물했습니다.

점심 식사 시간.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구성진 노래가락이 흘러 나왔습니다.

'가거라 삼팔선', '고향의 봄' 등 이산의 슬픔과 향수를 달래는 노래가 이어졌고 가족들은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서로의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북쪽 신청자와 남쪽 가족들간의 이번 상봉 일정은 내일 작별 만남을 끝으로 마무리되며 3일부터는 남쪽 신청자와 북쪽 가족들이 만나는 2차 상봉이 예정돼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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