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프랑스 보관 외규장각 도서, G20계기로 돌려받나

대여기간 갱신방식으로 협상타결 가능성…양국 문화계 반발이 과제

프랑스가 병인양요(1866년) 때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가 내달 서울에서 열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과 프랑스 정부간 실무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고 최근 우리 정부의 당국자들도 낙관적인 언급을 내놓음에 따라 반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에) 직접 오시니까 지금 단기적인 목표로서는 G20 정상회의 때 받을 수 있도록 협의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가 이번 기회에 상당한 의지를 갖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흥신 프랑스 주재대사도 지난 12일(현지시간)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프랑스 국내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해결한다는 목표로 교섭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프랑스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실무협상이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국 정부는 프랑스측에 실질적인 반환 효과가 있는 `영구 대여' 방식으로 돌려받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프랑스 정부는 `어떻게든 돌려줄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국 정부는 최근 프랑스가 한국에 외규장각 도서를 대여하는 대신 한국 문화재를 프랑스에서 일정기간 전시하는 방식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프랑스가 그동안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는 대신 비슷한 가치를 지닌 다른 문화재를 받아내는 `상호 대여'를 고집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프랑스 정부의 태도 변화는 1993년 김영삼 대통령과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상호교류와 대여'의 원칙에 합의한 뒤 17년을 끌어온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국과 관계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는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한국과 관계가 계속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고, 특히 내년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양국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을 타결한다면 현실적으로 한국측이 요구한 `영구대여'가 아니라 대여기간을 계속 갱신하는 방식으로 될 공산이 크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법상 `영구대여'는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고, 단시간에 프랑스 국내법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대여기간을 갱신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대여기간이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3년마다 자동으로 연장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28일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G20정상회의를 목표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 정부가 자국 내 문화계를 비롯한 여론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우리 정부는 `왜 약탈된 문화재를 정당하게 돌려받지 못하느냐'는 입장을 고수하는 문화계 인사들을 상대로 "도서를 한번 대여받으면 사실상 반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설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에서도 외규장각 도서를 대여방식으로라도 반환하는 것을 두고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협상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되는데에는 향후 여론의 향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