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찾아 온 10월 한파라고 하죠. 어제(26일)는 그렇게 추웠습니다.
목도리에 코트까지 중무장한 취재진 50여명이 영등포 경찰서 현관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경찰에 출석할 예정인 코미디언 김미화씨를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측에서 취재위치를 청사 밖으로 옮겨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전에 3번의 소환까지만해도 김미화씨 취재는 청사 1층에서 이뤄졌습니다. 경찰의 제지도 없었습니다. 김미화씨의 입장을 존중해 언론과의 충분한 대화가 오갔습니다.
4차 소환을 앞두고 경찰의 입장이 바뀐 이유를 물었습니다. 경찰의 답변은 기자회견 형식이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었습니다. 김미화씨가 서면으로 준비한 내용을 기자들 앞에서 읽고 취재진과 문답식으로 진행하는 정도입니다. 굳이 기자회견이라고 한다면 기자회견이죠.
그러나 이 정도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수사기관과 언론사 간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편의상 이뤄져오던 일입니다. 청사 현관에서의 취재가 불편하다면 청사 내 기자실에서 김미화씨의 얘기를 듣는 것 어떻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특정 언론사가 난색을 표시해 이 마저도 어렵게 됐습니다.
결국 기자회견(?)은 경찰서 부근 인도에서 진행됐고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면서 겸연쩍게 진행이 됐습니다. 취재진 주변으로는 수사팀 관계자들과 정보관, 경비과 경찰들이 몰려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G20 특별기간이기 때문에 검문검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을까요?
추운 날씨에 기자들이 밖에서 취재를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고생스럽게 만든 경찰들을 비난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피고소인에 대한 경찰의 태도변화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오이밭에서 갓끈을 고쳐신지 말라는데 촌극을 빚으면서까지 김미화씨를 경찰서 밖으로 밀어내면서까지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었는지... 융통성 없는 경찰의 판단이 그저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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