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미혼이라서 그런지 '신혼여행...'하면 떠오르는 느낌이 없습니다만, 이번 취재에 함께한 40쌍의 부부를 보면서 처음으로 그 의미에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부부가 되어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 남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한 여행사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형편이 어려워서... 몸이 불편해서...' 제 각기 아픈 사연 때문에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던 늦깎이 신혼부부들이 함께 했습니다.
늦었기에 더욱 소중하고 특별한 신혼여행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일찍 결혼을 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결혼한지 10년이 넘어서야 식을 올리고, 20년 다 되어 신혼여행을 오게 된 진재욱 최경희씨 부부.
작은 공장을 운영하다가 IMF로 부도와 함께 부채까지 떠안게 되며 생활은 점점 어려워 졌고, 그나마 아내 최씨마저 몸이 아파 정기적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2006년 갑작스럽게 둘째 아들이 백혈병 진단을 받아 2년만에 하늘나라로 떠나자 부부는 큰 절망에 빠졌지요.
그래도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이번 여행을 통해 남은 두 자녀를 위해 더욱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네요.
부부는 물론 두 아이까지 모두 장애를 갖고 있는 강대생 유은자씨 부부 역시 늦은 신혼여행 길에 올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척추에 문제가 있어 양쪽 다리가 불편한 강씨, 소아마비 3급인 아내 유씨.
두 아이 역시 뇌병변과 지체장애가 있어 병원비로 생활이 빠듯합니다.
힘든 상황 속에 3년 전 두 차례의 교통사고까지 당한 강씨는 그나마 다니고 있던 직장까지 그만 둬야 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가정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어렵게 생활하지만, 강씨 부부 역시 주변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긍정 바이러스를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간단히 교회에서 식만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해 아내에게 늘 미안했던 남편 강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안함을 덜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놀랐습니다.
제 각기 어려운 상황인 분들이었지만, 하나같이 너무나 밝았던 40쌍의 부부들의 모습에...
'가난'과 '장애'는 단지 '절망의 끝'이 아닌, '희망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한 부부의 말이 기억납니다.
힘든 시간을 통해 '희망'을 배우게 됐다는 부부들...
함께하는 동안 제 마음도 따뜻해 졌습니다.
희망과 기쁨은 이렇게 전염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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