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사실상 국정감사를 종료하는 국회가 올해의 국감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일간 516개의 피감기관을 상대로 실시된 국감이 행정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달성했는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자찬부터 "국감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자성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견해가 분출하고 있다.
국감이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정치를 양산했던 1990년대 스타일을 벗어나 정책에 집중하는 경향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돌발적 정치이슈가 없었던 올해 국감도 4대강 사업, 친서민 정책, 공무원 특채, 채소값 폭등 대책 등이 쟁점화되면서 정책 쪽으로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감사의 장(場)이 구태의연한 여야 공방에 매몰되기 일쑤였고, 메스를 잡은 의원들의 전의(戰意)가 떨어졌으며, 국감 자체도 다수의 제도적 문제를 노출해 여지없이 '국감 무용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4대강 사업은 국감 내내 단골메뉴였으나 여야간 어떠한 정책적 접점을 찾지 못함으로써 헛바퀴만 돌았다는 손가락질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의원들이 앞다퉈 발표한 자료들도 전년도와 비슷한 재탕, 삼탕식의 내용이 많아 추상 같아야 할 감사의 맥을 빼놓았다.
무엇보다 문제점 나열에 그칠 뿐 피감기관이 승복할만한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이 부족했던 것은 치명적 한계라는 평가다.
20일간 516개 기관을 훑어야 하는 몰아치기 일정, 국회의원 1인당 10분이 안되는 질의시간으로는 심도있는 해부는 애초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감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피감기관의 개선 여부를 점검하는 체계가 미비해 감사 본연의 기능인 '피드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있다.
이외에도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증인들의 잇단 국감 불출석 등의 고질도 올해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대표적 처방으로 거론되는게 상시국감 제도이다.
국감 기간을 정기국회 회기중 20일로 못박지 말고 상임위 판단에 따라 필요시 연중 언제든지 열자는 건의다. 이것이 어렵다는 국회 일정이 상대적으로 빡빡하지 않은 7∼8월에 실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22일 "일부 피감기관에 대해서는 2년에 한번씩 국감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또 외부 전문가가 국회의원을 대신해 예비국감을 할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 예산은 다소 들더라도 훨씬 내실있는 감사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과거에도 국감이 끝날 때마다 제도개선을 외쳤지만, 정착 실천에는 뒷짐이어서 똑같은 문제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에도 현재 상시국감 도입을 비롯해 각종 개선책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10여건 제출돼 있지만 몇년째 먼지만 맞고 있는 형편이다.
김 교수는 "행정부를 견제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여야 끼리 국감에서 싸우는 것이며, 이는 의원들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국감을 포함한 국회의 정상화는 의원들의 결단 못지않게 국가 지도자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감결산] ② 시들한 국감, 제도개선 여론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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