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895년 고종황제가 입었던 양복이 복원됐습니다. 고종이 입은 첫 양복이자 곧 다가올 슬픈 역사를 예고하는 상징물이었습니다.
KNN 길재섭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895년 당시 고종황제는 단발령과 함께 서양 복식을 공식 도입합니다.
고종황제가 처음 입은 예식용 양복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 양복이 115년이 지난 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부산에서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05년 양복 명장에 선정된 양창선 씨가 오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이룬 성과입니다.
1900년대 초기의 국가 행사 때 입은 대례복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양창선/양복 명장 :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이것이 아닌가, 그리고 사진으로 봐서 이런 모습을 재현하게 됐고요.]
소매에는 군통치권자인 대원수를 의미하는 11줄의 수가 새겨졌습니다.
최초의 양복 단추는 아무런 무늬가 없었지만 개선된 복식에는 배꽃 문양이 새겨졌습니다.
이번에 재연된 고종의 황제복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도록 천도 당시에 쓰였던 영국산 모와 융을 사용했습니다.
고종의 복장은 평상복으로 입던 양복이 육군 박물관에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번에 복원된 황제 양복 이후의 복식은 소매의 줄 수가 줄어드는 등 주권을 빼앗긴 흔적이 역력해 치욕의 역사로 남아 있습니다.
[양창선/양복 명장 : 강제로 이런 예복을 입었던 그때의 생각을 하면 좀 가슴 아프지 않습니까?]
고종 황제의 서양식 예복은 오는 22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공개된 뒤 부산박물관에 기증될 예정입니다.
(KNN) 길재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