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방위적인 '유화공세'에 나서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계관 제1부상의 방중 결과를 소개하면서 "9.19공동성명을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6자회담 재개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한국이 주관한 첫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을 비난하면서도 이례적으로 "지금 북과 남에 필요한 것은 총포소동이 아니라 관계개선을 추동하기 위한 대화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에도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간 실무회담의 조속 개최를 재차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수해지원을 위한 쌀과 시멘트, 중장비 요청를 하는가하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실무회담 제의까지 그야말로 숨가쁜 행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움직임을 미국과의 본격적인 대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시말해 미국이 대화의 전제조건을 내건 '남북관계 진전'을 과시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국면의 전환이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김정은 후계체제의 연착륙을 도모해야 하는 내재적 요인까지 겹쳐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유화공세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5.24조치 등으로 부족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사실상 연계시킨 것이나 26∼27일 남북 적십자 회담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더불어 인도주의 문제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국 정부의 대응에 쏠린다. 하지만 당국자들은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북한의 대화 제의가 순수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사전 포석이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유도하기 위한 복선이 깔렸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가 해결돼야 하고 이에 덧붙여 천안함 사건에 대한 성의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거침없는 유화공세에도 남북간 대치국면과 대북제재 국면의 전환을 전망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의중을 보다 체감적으로 느끼는 계기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적십자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태도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의도를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이산상봉 정례화와 인도주의적 문제로 의제가 정해져 있지만 북측과 대화를 통해 진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향후 남북관계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전방위 '유화공세'…남북관계 향방은
북미대화-금강산 관광 유도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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