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경찰에서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제목은 '40억원대 난초 도둑 검거'
대체 얼마나 많은 난을 훔쳐야 40억원대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었습니다.
요즘은 보통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면 살 수 있기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도 4만 분재 정도는 훔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압수한 양이 엄청나 소위 '그림'이 좀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니 훔친 난의 수는 모두 280여개. 생각보다 너무 적었습니다.더 놀라운 것은 모두 한 곳에서 훔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난 한 개 가격이 도대체 얼마나..
가장 비싼 것이 분재 하나에 6억원. 제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금으로 된 난이라도 되는 것일까요?
경찰서에 취재진이 엄청나게 몰렸습니다. 전부 같은 의문을 품고 왔습니다. 피의자들은 "풀떼기 하나 훔쳤는데 왜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냐"며 취재진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이미 가환부를 통해 피해자에게 난을 돌려준 뒤여서 피해자가 운영하는 난원으로 가봤습니다.
넓은 정원에 생각보다는 조그맣게 난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일반적인 난보다는 키도 작고, 특별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평범해 보였습니다.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피해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이유는 희귀성. 6억원 짜리 단엽소심은 국내와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통틀어 10촉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희소하다보니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해외 고급차들도
한정판이라고 하면 가격이 치솟는 것처럼 난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비싼 난 들은 보통 기본적인 품종에서 모양이 약간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즉 일종의 돌연변이입니다.
주로 애호가들 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이들은 난을 사기 위해 수억원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가시지 않아 난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피해자 난원에 있는 난들의 사진을 보여주자 다들 아주 상태가 좋고, 비싼 난들이라며 굉장히 좋은 것을 봤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습니다. 또 자신들의 가게에 있는 것들을 다 팔아도 한 촉도 못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난을 볼 줄 아는 눈이 조금 생겼습니다.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난들을 둘러봤습니다. 고급 난과 비슷한 것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평범한 난들이었습니다.
저처럼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난들이 평범한 풀에 불과하겠지만 애호가들에게는 엄청난 보물이겠지요. 금처럼 난도 재테크의 수단으로도 사용된다고 하니..사무실이나 가정에 적어도 하나쯤은 있는 난들..한동안 난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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