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목을 나서면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예전에는 유모차 하면 젊은 엄마가 떠올랐지만 요즘은 유모차는 할머니들의 차지가 되었다.
요즘에야 아이 한 둘 낳으면 끝이지만 현재 할머니세대인 60~70대 들은 6~7남매가 보통이고 많은 집은 10남매를 둔 집도 있다. 그 많은 자식 뒷바라지에 예쁜 옷 한 번 못 입어보고 살았다. 그러다 자식들이 장성해 결혼을 하고 이제 자신의 삶을 찾으려니 이제 손자를 봐 주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요즘들어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이 맡길 곳이 마땅히 없어 자구책으로 할머니들이 손자를 키우게 되면서 생기게 된 풍속도이다. 맞벌이 하는 딸, 며느리를 위해 기꺼이 어머니들이 나선 것이다. 맞벌이 하는 주부들이 막상 아이를 낳아 아이를 키우게 되면 육아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어린이집도 있고 놀이방도 있지만 귀한 자식을 남의 손에 맡기자니 웬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 어렵게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께 자녀양육을 부탁한다. 연세도 있고 자식 다 키워놓으신 분을 또 고생하시게 하는 것 같아 많이 망설여지지만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기보다는 지극한 사랑으로 키우실 양가 어머니들을 생각해 미안함을 무릎쓰고 아이양육을 부탁한다.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식들이 손자 봐 줄 것을 부탁하면 사정을 뻔히 아는 터라 거절을 못하고 허락을 하지만 늘그막에 그동안 못해봤던 취미생활도 하며 즐겁고 자유롭게 살려던 계획이 다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아이 때문에 모임에 가기도 눈치보이고 늙어서 아기보려니 체력도 딸린다. 귀여운 손주 생각하면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지만 아이한테 매여 너무 자기생활이 없는 것도 힘이 든다.
덕분에 몇 년 동안 아기를 봐주고 나면 얼굴에 주름이 늘고 살도 쭉 빠져버려 몇 년 사이에 부쩍 늙었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프기도 하다. 결혼한 자식이 처음 아기를 낳았을 때는 천하를 다 얻은 듯 기뻐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곧 아기와 씨름하느라 밤잠마저도 설치게 되는 할머니가 된다. 이것이 요즘 할머니들의 모습이다.
박영애 SBS U포터
http://ublog.sbs.co.kr/darmma9
[U포터] 할머니가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