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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숟가락씩 33명 나눠먹으며 '동료애'로 버텼다

<8뉴스>

<앵커>

비록 매몰 위치가 확인되면서 기본적인 생존 도구를 공급받기는 했지만 두 달이 넘는 지하 생활을 과연 어떻게 버텨냈을까 하는 궁금증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조지현 기자가 69일간의 지하 생존일지를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하 400m 지점에서 작업 중이던 광부들은 광산이 무너지자 지하 622m 대피소까지 재빨리 이동했습니다.

단 한 곳뿐인 광산의 출입구는 막힌 상태, 섭씨 30도에 이르는 후텁지근한 땅속에서 광부들은 제일 먼저 우물을 파 식수 확보부터 했습니다.

다음은 식량, 대피소에 남아있던 하루치 식량을 광부 33명은 이틀에 한 번, 참치 2숟가락과 비스킷 반 조각, 우유 반 컵씩 나눠 먹으며 버텼습니다.

2개조로 나눠 절반은 잠을 자고 절반은 추가 붕괴를 대비했습니다.

역할을 분담해, 전직 간호사는 고혈압과 당뇨 환자를 돌보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광팬은 오락 담당을 맡았고, 다함께 종교 활동과 게임을 하며 불안감을 극복했습니다.

배를 탔다가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는 63살 마리오 고메즈는 땅속 생활의 정신적 지도자가 돼 광부들을 셋씩 짝지어 서로 돌보도록 했습니다.

실낱 같은 희망으로 버티던 17일째, 구조대가 생존을 확인하면서 광부들의 생활은 크게 나아졌습니다.

지상과 연결된 관을 통해 음식과 약품, 통신 장비 등을 공급받았고, 의료진은 전화로 상태를 점검하며 구출 뒤의 적응을 준비시켰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편지와 화상통화는 광부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아빠! (안녕, 우리딸!) 아빠 많이 사랑해요.]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33명은 마지막까지 동료애를 잃지 않았습니다.

[매몰 광부 : 지치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을 겁니다.]

이번 생환 드라마가 '인간승리'로 평가받는 진짜 이유입니다.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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