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그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과 한국민의 뜨거운 교육열에 대한 예찬은 그의 연설에 단골 메뉴다.
2009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오바마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같은 해 11월 딱 한차례뿐이다.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번째 한국을 찾을 예정이지만 그동안 숱하게 한국을 누비고 다니며 속속들이 들여다본 듯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국에 대한 칭찬을 해왔다.
아프리카 케냐 태생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젊은 아프리카 지도자 포럼' 참석자들에게 "내 아버지가 케냐를 떠나 미국에 유학하던 1960년대 초반 케냐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높았고 내가 태어난 1961년에도 케냐가 한국보다 훨씬 부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한국과 케냐의 경제규모는 판이하다"면서 "케냐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해 지난 50년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국이 국민의 잠재력을 잘 활용해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는 찬사와 다름없다.
오바마는 지난 9일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공화당의 교육예산 삭감 주장을 비판하면서 "한국이 2등을 위해 뛰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1등을 향해 뛰는 한국처럼 미국도 교육분야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교육의 붕괴와 과열 사교육 열풍에 해외 조기유학 풍조가 만연한 한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오바마의 한국 교육에 대한 예찬이 한국민들이 느끼는 정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점은 오바마의 머릿속에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뚜렷하게 각인돼 있음을 보여준다.
오바마가 한국을 비교 소재로 삼아 미국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강조하는 이유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2년 전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지구촌 전역에 '오바마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당당하게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오바마는 오랜 경기침체와 두자릿수의 실업률로 인해 국내에서 지지율은 추락하는 양상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오바마가 속한 민주당은 참패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워싱턴 정치 무대에 새 바람을 몰고 와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경제에 발목이 잡혀 2년 후 자신의 재선 승리마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그러나 해외에서 그의 인기는 여전하다. 취임 후 이슬람권을 찾아 화해의 손을 내밀고 비핵화를 위한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내면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매주말 농구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부인 미셸 여사와 초등학생인 두 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스포츠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에서는 슈퍼파워 미국의 최고통수권자라는 권위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풍긴다.
그러나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엘리트임에도 백인 주류 사회의 오바마에 대한 거부감은 숨길 수 없는 듯 하다.
오바마는 한때 보수성향의 언론매체인 폭스뉴스의 비판 일색인 보도태도 때문에 첨예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며 그 결과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오바마에 지지율이 바닥권까지 떨어져 있다.
2년 전 그를 지지했던 무당파 유권자들의 상당수도 오바마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높은 실업률과 더딘 경기회복 때문이다. 금융위기로 대공황 이후 최장기 경기침체를 겪은 미국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는 점은 오바마의 가장 큰 숙제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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