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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옛날 아파트는 얼마나 살가웠나?

우리에게 아파트는 뭘까? 옛날에는 서민들의 주거공간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대부분 부의 증식으로 쓰인다. 예전의 저층이 재건축 과정을 통해 고층과 초고층으로 바뀐 것도 그 흐름에 있다. 대형이 초대형으로, 그리고 고품격 아파트로 급격하게 변하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거기에는 브랜드 파워를 주도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도 한 몫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아파트의 역사는 어떨까? 우리에게 가장 오래된 아파트는 어느 아파트일까? 아파트가 사용성과 경제성과 거주성을 따져 30년도 넘지 못한다는데, 지금까지도 살아남은 아파트가 있을까? 아파트를 처음 짓기 시작할 때의 배경은 어떠했을까? 요즘은 다양한 형태와 구조가 돋보이는데 옛날에는 어떤 형태로 지었을까?

장림종·박진희의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효형출판)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성북구 종암동의 5층짜리 '종암 아파트'에서부터, 1968년 전후 호텔형 수입 아파트란 미명 아래 지어진 한남동 언덕의 외국인용 숙소였던 지하 1층 지상 11층의 '힐탑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1세대 아파트에 대한 탐사기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아파트'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때는 가족생활 공간이 아닌 여관이나 하숙과 같은 일시적인 숙박시실이었다고 한다. 우리 땅에 처음 세워진 아파트는 1956년 유엔 사령관 중심의 '한미재단'에서 지은 '행촌 아파트'이고, 우리 손으로 지은 최초의 아파트는 1958년의 '종암 아파트'라 한다. 물론 1993년 그 자리에 '선경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모든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존재하는 아파트가 있을까? 있다고 한다. 일본인에 의해 세워진 현재의 '충정 아파트'가 그것이란다. 그 아파트는 1930년 지을 당시 지은이의 이름을 딴 '도요다 아파트'로 출발했고, 1979년에는 이름을 달리하여 '유림 아파트'로, 그리고 현재는 '충정 아파트'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때도 이미 일본인의 건축기술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헌데 재밌는 사실이 있다. 1962년에 완공한 '마포 아파트'의 입주자가 전체 세대의 10분의 1밖에 안됐다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당시의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성냥갑'과 '벌집'과 같은 이미지를 주었고, 연탄보일러에다, 고층의 무서움 같은 심리불안도 작용했다고 한다. 그랬던 생각들이 1964년 '2차 마포 아파트' 때부터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파트는 현재 '마포 삼성 아파트'로 탈바꿈 했다고 한다.

한편 1973년에 세워진 '신영 상가 아파트'는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 개념을 갖는다고 한다. 또한 '서소문아파트'는 서울역과 신촌역을 잇는 철로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접도로를 활용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1970년에 완공된 '현대아현아파트'와 1972년의 '안산맨숀'에는 중정으로 빛이 흘러 들어오도록 건축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아파트에는 장독대까지 놓여 있었으니, 얼마나 정감이 갔을까?

우리에게 아파트는 지난 세월 동안 주거문화의 한 축을 구축해 왔다. 2000년을 기해 아파트 수는 단독주택 수를 넘어섰다고 한다. 어떤가? 그만큼 아파트가 주거유형에서 도시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반증 아니겠는가. 물론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해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더 한 층 올라서고 있다.

이러한 때에 아파트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현재 지방에는 아파트는 많되 빈 아파트도 넘쳐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과연 다를까? 이러한 때에 과거의 아파트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이는 현재의 브랜드 파워로 차별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도 꼼꼼히 살펴야 부분이다. 그 때에만 현실의 왜곡보다 옛날처럼 더 살갑고 더 정감어린 아파트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성권 SBS U포터 http://ublog.sbs.co.kr/littlechri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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