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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한국에 대한 세계의 기대

G20 착근 시험대…선진-개도국 가교역할 기대 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정착 여부는 서울회의에 달려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 입장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내달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가국 주재 대사들은 연합뉴스 특파원과 가진 릴레이 인터뷰에서 각국이 보는 이번 회의의 의미와 기대를 전했다.

2008년 G20 정상회의 출범후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처음 열리는데다, 직전 토론토 회의 때 여러 현안에 대한 결론 도출을 서울 회의로 미뤘다는 점에서 각국은 이번 회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게 G20 주재국 대사들의 일치된 얘기다.

또 60년 전 참혹한 전쟁을 치른 최빈국에서 출발,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의 문턱에 서 있는 한국이 G20 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해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해주리라는 기대도 크다고 대사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열리는 사상 최대의 외교 행사인 만큼 주요국과의 양자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대사들은 입을 모았다.

◇G20 정상회의 착근(着根) 시험대 = 이번 회의는 G20이 국제 경제 현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최고위 상설 다자 협의체로 착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가 되리라는 게 참가국들의 일치된 인식이라고 대사들은 전했다.

워싱턴·런던·피츠버그.토론토 등지에서 열린 1~4차 회의는 모두 G8(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등 선진 7개국과 러시아) 국가가 의장을 맡은 반면 이번 회의는 G8 바깥의 국가가 처음 주관하는 회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 위주의 클럽인 G8만으론 국제경제 현안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는 만큼 신흥국과 개도국에까지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G20 정상회의 창설의 단초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런 만큼 G20 정상회의 출범 이후 신흥국 및 개도국 그룹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는 G20 정상회의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무대가 되리라는 예상이다.

문태영 주 독일 대사는 "독일 정부는 기존 G8 체제로는 더는 세계 경제 문제에 효율적인 대처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G8은 정치와 안보, 개발원조 등을 협의하는 장으로, G20는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을 논의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G20 정상회의가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을 서울 회의로 넘겼다는 점은 이번 회의의 의미에 무게를 더하는 것이라고 대사들은 강조했다.

한덕수 주 미국 대사는 "토론토 G20회의 선언문에 '서울에서 합의에 도달하거나 논의를 마무리하자'는 대목이 8차례 나온다"며 "그만큼 서울에서 결정해야 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때문에 G20의 성패가 서울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미국의 시각을 전했다.

아울러 한 대사는 한국이 국제적인 '룰(규칙)'을 단순히 수용하던 나라에서 '룰 메이킹(rule making)' 과정에 참여하는 나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의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도국 '韓, 우리편 돼달라', 선진국 '이해 조정자役 기대' = G20 내 개도국 및 신흥국들은 크게 보아 같은 그룹으로 구분되는 한국이 이번 회의에서 자신들의 이해를 충실히 반영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대사들은 소개했다.

홍종기 주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는 "사우디는 한국이 서울 회의를 통해 국제 경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개도국의 지위 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김중근 주 인도 대사는 "인도 정부는 여러 신흥 개도국을 아우르는 G20회의가 기존 서구 중심의 G8정상회의를 대체, 앞으로 국제경제 체제 재편과정에서 신흥 개발국들의 이해를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들은 한국이 G20 내 '이해 조정자' 역할을 해주길 희망했다.

추규호 주 영국대사는 "세계경제의 상호의존과 통합이 진전될수록 선진·개도국 간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인데, 협력은 상호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입장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영국은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박흥신 주 프랑스 대사는 "프랑스 정부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출구전략을 비롯한 거시정책, 환율문제에 대한 중국 및 서방국 간의 대립, 금융규제에 대한 미국 및 유럽국 간의 대립 등을 잘 조정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김한수 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남아공 정부는 정상회의의 의제를 지나치게 확대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십인십색' 각국 주요 관심사 = 한덕수 대사는 미국의 경우 이번 회의가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불균형 문제'를 무게 있게 다루길 희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흑자를 내는 개도국 또는 신흥국은 사회간접자본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서고, '선진 적자(赤字)국'은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저축 확대를 추구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또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들은 국제금융 관련 규제와 재정건전화 논의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고 각국 주재 대사들은 밝혔다.

반면 개도국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개혁 등을 통해 국제 금융계에서의 지분을 강화하는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대사들은 전했다.

IMF의 지분 일부를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IMF 총재 인선은 비(非) 서방국가 출신에게 문호를 더 여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은 개도국과 신흥국들의 거의 일치된 요구인 것으로 이들 국가에 주재하는 대사들은 소개했다.

박준우 주 벨기에·EU대사는 "선진국-신흥국 공동의 회의체라는 G20의 성격 탓에 국제 금융기구 개혁, 금융 규제 강화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선진권과 신흥권 사이의 입장 대립 개연성이 상존한다"며 "EU는 한국이 과거 경제위기 극복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러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역점을 둔 의제의 하나인 '개발(development)' 문제에 대해서는 개도국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아르헨티나·사우디·러시아·터키·남아공 등의 주재 대사들은 자신들의 주재국이 이번 회의에서 개도국 개발의 로드맵 도출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역점 의제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위기 징후가 있는 국가들에 대한 신용 공여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응책만 구비된다면 외화 다량 보유에 대한 각국의 강박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양자관계 강화도 기대 = 20개국 정상 및 정상급 인사가 한데 모이는 역대 국내 최대의 다자외교 행사인 G20은 세계 주요국 간의 양자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대사들은 입을 모았다.

류우익 주 중국 대사는 한·중이 이번 회의의 의제개발, 토론, 회의진행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양국간의 상호 신뢰가 더욱 높아지고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철현 주 일본 대사는 "서울 G20 정상회의는 한일 양국 차원의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에서 글로벌 차원의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으로 양국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모범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주미대사도 "G20은 경제적인 차원에서 한미동맹과 파트너십 관계를 지역,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라며 "(회의를 계기로) 한미관계가 '원 스텝(one step)' 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조환복 주 멕시코 대사는 "지구촌 리더 모임의 당당한 일원이자 회의 주최국으로서 좌장 역할을 맡게 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격과 위상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정상급 인사가 대거 방한하면 한국에 대한 국제적 인식 제고와 국가 안보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중근 주 인도대사는 "우리나라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됨으로써 인도 정부와 국민은 한국에 대해 더욱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나라 이미지 제고는 결국 우리나라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우리 기업들이 12억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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