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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치면 나오잖아요"…사라지는 '종이사전'

<8뉴스>

<앵커>

인터넷과 함께 전자사전이 많이 보급되면서 종이로 만든 사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출판사들은 국어사전 편찬과 개정 작업마저 버거워하고 있는데, 결국 계속 진화하는 한글의 연구에도 위기가 닥치고 있습니다.

한글날을 맞아서 서경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70년대 시골 국민학교 졸업식, 졸업생들은 졸업장과 함께 으레 사전 한권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손때 묻은 사전은 이제 옛말입니다.

[홍세화/중학생 : (집에 국어사전을 갖고 있어요?) 아 그게 너무 두꺼우니까 찾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인터넷은 그냥 치면 나오잖아요.]

인터넷과 전자사전에 밀려 국어 사전 매출은 지난 5년새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출판사들은 하나 둘, 사전 편찬 사업을 접고 있습니다.

두산동아와 금성출판사는 올 봄 사전편찬팀을 해체했고, 유일하게 남은 민중서림도 국어대사전 개정판 제작을 미루고 있습니다.

[배효선/민중서림 대표 : 지금 뭐 1년에 나가는 게 500권 미만인데. 그러니 저 막대한 비용 들여가지고 돈 시간 다 들어가는데 사실 용기가 안 나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립국어원과 대학 2곳만이 사전용 어휘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터넷과 전자사전은 기존 종이사전 내용을 디지털화해 제공할 뿐입니다.

결국 종이사전의 실종은 생물처럼 변화하는 국어 어휘와 문법 연구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김하수/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사전이라고 하는 것은 눈에 띄는 어떤 물질적인 기여를 하는 부분보다 문화 발전의 기본 토양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어사전의 위기는 장기적으로 우리말과 문화의 퇴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VJ : 김준호,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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