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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이자 마이너스…맡겨도 손해

은행들이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낮추면서 이자가 연 3%대 중반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제 예금을 해도 이자는 커녕 물가상승률을 따지면 실질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실정입니다. 예금생활자나 여윳 돈을 맡기시려는 분들은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면 연 3.1%~3.6% 정도 이자를 줍니다. 이론적으로 은행 이자는 고객들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고 미래로 미루는 것에 대한 대가로 주는 겁니다. 문제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6%로 뛰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돈을 쓰지 않고 1년 동안 은행에 맡겨둬도 이자소득세 15.4%를 뺀 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원금이 줄어드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된 겁니다.

주요 시중 은행들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국민,신한,우리은행은 연 3.5%대이고,하나은행은 연 3.1%로 떨어졌는데 앞으로 더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축은행 금리까지 석달만에 하락하면서 4% 근처로 향하고 있습니다.

예금이자를 낮추면 고객들이 돈을 덜 맡길텐데 은행들이 왜 예금 이자를 낮출까요?

우선 지난 번 '환율전쟁' 칼럼에서 자세히 다뤘던 것 처럼 외국인들의 채권대량 매수 추세로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 근처까지 떨어지면서 은행들이 예금을 받아도 돈 굴릴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않고 있는 거죠. 펀드 등에 실망한 시중 자금이 그동안 낮은 이자에도 은행으로 꾸준히 몰려서 은행들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은행 이자와 관련한 단기적인 변수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는 14일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이 이달에도 금리를 동결하면서 석 달 째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간다면 예금 이자가 연 2%대로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배추 값 등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신석식품 가격이 통계작성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이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때문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고 실제 금리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금리를 올리면 금리차이를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가 더 늘면서 환율하락과 채권금리 하락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데 한국은행의 고민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채권금리는 떨어지는 현상, 다시말해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채권금리가 떨어지는데 일조하고 있는 자금이 중국계 돈이라는 겁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채권시장 외국인 순투자 금액 가운데 중국이 3조 2천780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는데 1위를 차지한 룩셈부르크가 단기차익을 노린 헤지펀드들이 조세를 피하기위해 택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채권 순매수 규모도 중국이 4천70억 원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은 2조 4천5백억 달러 규모의 세계 1위 외환보유고 자산을 다변화하겠다며, 막대한 달러로 일본은 물론 한국 등 신흥국 채권을 사면서 채권금리를 떨어뜨리고 해당 국가의 환율은 하락시키고 있습니다.

중국계 자금을 비롯한 외국인 매수로 원.달러 환율은 7일째 하락하면서 이제 1120원 선을 위협하고 있는데 이틀 연속 10원 가까이 하락하는 등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편인데다 당국 개입이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100원 선까지는 날개없이 추락하려는 분위깁니다.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넘쳐나는 돈이 경제성장률이 높은 한국 채권으로 몰리고 있기때문에 조만간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100원이 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연초 전망보다 1%P 하락할 것으로 보고있고,  만약 환율이 1050원까지 하락할 경우 국내 91개 주력 수출기업의 영업이익이 5조 9천억원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수출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고 돈이 지금처럼 급격히 들어왔던 때는 빠져 나갈때도 한꺼번에 나가면서 금융시장을 흔들곤 하는 부작용을 보였지만 국제사회의 시선때문에 당국의 개입규모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환율하락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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