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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지지부진…이러다 '삼수'?

여성부 '게임중독' vs 문화부 '게임과몰입'

게임 오남용 규제 문제를 두고 관계부처 간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 여부가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셧다운 제도 등 게임 규제에 대한 합의가 지체될 경우 자칫 지난 6월 입장 조율을 마친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에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게임법 개정안 중 게임 오남용 규제와 관련해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양측은 오픈마켓 자율심의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지만 게임 오남용 등에 대한 규제안은 지난 6월 게임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때에도 명확한 합의를 보지 못해 추후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일단 양측은 규제 수준에 대해서는 여성부가 제시한 안을 문화부가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규제안을 어느 법령에 담을 것이냐의 문제를 두고 벌어진 양 부처 간 입장 차는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성부 관계자는 "게임물을 관리하는 별도의 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해매체물 최종 관리는 청소년 보호법이 담당하게 돼 있다"면서 "게임 중독 규제안은 청소년보호법에 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화부 관계자는 "게임법에 그 내용을 규정해도 청소년보호법에서 규제하는 것과 정책적 효과는 같다"면서 "게임법에 이미 규제에 대한 내용이 있는 만큼 게임법 개정안에 규제안을 함께 담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 부처의 대립은 게임 규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지 않으면 자칫 정책 주도기관으로서의 입지를 송두리째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여성부와 문화부의 견해차는 사용 단어에서부터 드러난다.

게임에 장시간 매여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여성부는 게임중독이라고 칭하지만 문화부는 게임 과몰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여성부는 게임에 깊게 빠지는 것은 병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중독으로 표현해야 하며 몰입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부정적 의미를 희석시키기 위한 단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문화부는 "과몰입은 중독을 포함한 더 폭넓은 의미"라며 "예방부터 치료까지 각 단계에 맞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과몰입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게임법 개정안 통과가 미뤄져 공백이 생길 경우 게임산업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에 대한 양 부처의 철학이 서로 다른 만큼 어느 부처에서 규제를 담당하느냐에 따라서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부처 간 이견이 계속될수록 불안한 건 게임업계"라면서 "게임업계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의견을 모아 게임업계의 공감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입장 조율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지난 6월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게임 규제안과 분리시켜 이른 시일 내 처리하기로 한 오픈마켓 자율심의안은 법사위원들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법리적 검토 외에 정책적 논의가 벌어질 경우 뜻하지 않게 발목을 잡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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