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기부나 나눔은 풍족한 이들의 몫이다. 보통 이렇게 생각하기 쉽죠. 빠듯한 생활 속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독거노인들도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좁은 쪽방에서 얼마 안되는 기초생활보장 급여로 홀로 생활하는 83살 박부자 할머니.
하지만 마음만큼은 이름처럼 '부자'입니다.
[박부자/독거노인(83세) : 지금은 나라에서 50만 원씩 주잖아요. 그걸로 실컷 살아요. 어떤 사람은 모자란다고 난리를 쳐도 난 꼭 쓸 데만 써요.]
할머니가 말하는 '꼭 쓸 곳'이란 바로 남을 돕는 일.
길을 가다 노숙자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면 서슴지 않고 돈을 건넵니다.
[박부자/독거노인(83세) : 만 원짜리 하나쯤 꼭 가지고 다니다가 이제 정 어려운 사람 만원 주게되면 천 원씩 주거나…. 나도 이렇게 사는데 그 사람들 그렇게 있는데 그래도 안됐잖아요.]
박할머니는 전 재산인 전세 보증금 500만원도 유산 기부하겠다고 한 자선단체와 약속했습니다.
박할머니와 같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사는 9명의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두 가정을 위해 10년 째 매달 10만 원씩을 기부하고 있는 76살 이완기 할아버지,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복지관에 10년간 기부해 온 최경희 할머니 등 베풀기만 했던 천사노인들은 자신들을 위한 작은 배려에 감동의 눈물을 흘립니다.
[이명희/독거노인(83세) : 잘 먹고 구경 잘하고. 모든 분들이 너무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이런 일이 있을까?]
어렵게 살면서 왜 굳이 기부를 하느냐는 물음엔 한결같이 이렇게 답합니다.
[최경희/독거노인(81세) : 내가 마음이 편안하고 좋으니깐요. 나도 떠날 때 웃으면서 떠나자, 좋은 일 좀 하고. 그 생각으로 하는 거에요.]
(영상취재 : 김성일, 조창현,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