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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만큼 동·서독 반목도 커져…통일의 명암

<8뉴스>

<앵커>

베를린 장벽 붕괴로 서독과 동독이 공식 통합된 지 이제 내일(3일)이면 20주년을 맞습니다. 우리의 통일은 언제 오는 것일까요?

통일 독일을 집중 조명해보는 순서, 오늘은 먼저 통일이후 구 동독지역 최대도시로 성장한 드레스덴을 이주상 특파원이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1945년 2월, 연합군은 독일 최대의 중세 유적지 드레스덴에 무차별 폭격을 가합니다.

처참하게 무너진 중세의 고도는 그 이후 50여 년간 폐허로 남게 됩니다.

1990년 통일 이후 드레스덴은 재건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구 동독 지역의 최대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우리에겐 세종시의 모델도시로 알려지기까지 했습니다.

통일 전 서독의 40% 수준이었던 동독 지역의 국민 소득은 20년 만에 8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라그니츠/ifo 경제연구소장 : 1990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해 20년 만에 경제규모가 2배나 커졌고, 독일 전체가 서독의 평균 경제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통일의 그늘도 큽니다.

드레스덴 외곽 고르비츠에 늘어선 구 동독 시절의 아파트 단지에선 활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루츠/택시 기사 : 실업자들이 많은데,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베어기트/드레스덴 주민 :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전반적인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요.]

서독지역의 실업률이 6%대인 반면, 동독지역은 두 배인 12% 가까이 되고, 중소 도시의 경우 20%에 이릅니다.

1990년 통일 당시 1천 8백만 명을 넘던 동독 지역의 인구는 20년 만에 10% 이상 줄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 갈등입니다.

[하셀바흐/드레스덴 주민 :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 차가워졌어요. 통일 전에는 따뜻했는데.]

서독 주민들은 동독 출신들이 게으르다고 비하하는 반면, 동독 주민들은 서독 출신들이 거만하다고 생각하는 등 반목이 커지고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통일은 됐지만 주민들 마음속 장벽은 오히려 더 두터워지면서 완전한 통합은 한 세대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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