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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아파트라더니…' 분양만 하면 그만?

◆ 건설사 vs 입주자

보도국으로 하루 백 건이 넘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제보 전화를 받다보면 전화를 받는 사람도 분통이 터지죠.

하지만, 일단 취재에 들어가면 한걸음 떨어져서 생각해 봅니다.

제보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지만,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 하니까요.

이번 아파트 부실공사 제보를 입주자들로부터 받았을 때도 그렇습니다.

최근 이런 기사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자  입주를 앞둔 입주자들이 괜한 트집을 잡아 분양가를 떨어뜨리려 한다는 내용의 기사들요. 입주자들과 건설사의 법적분쟁도 많았죠.

양쪽 입장이 팽팽이 대립된 이런 사안을 취재하다보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이해관계가 명확히 갈려있고, 양쪽 주장이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갔을 때 제보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 고급 아파트 맞아요?

보름 뒤면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한 고급아파트.

그런데 입주직전 사전점검을 마친 입주민 85%가 '입주 못 하겠다'고 했답니다.

최고급 아파트라며 주변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주고 분양을 받았지만, 부실공사 투성이라는 거죠.

새로 지은 집이라도 문제가 있고 하자가 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실제 취재를 하다보니 심각한 정도의 하자들이 많았습니다.

배수구가 없는 베란다. 건설사 측은 지레 입주자들이 베란다 확장공사를 할 것으로 생각하고 베란다에 배수구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물이 빠질 곳이 없어, 물이 차면 퍼내야하는 상태였죠.

붙박이장은 벽과 위험하게 틈이 벌어져 있었고, 창틀은 건물과 사이즈가 맞아 곳곳에 시멘트 땜질로 마감을 했습니다.

입주를 보름 앞둔 아파트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죠.

설계 변경을 수차례 하면서 용도가 없는 공간들이 곳곳에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문제는 설계 자체가 잘못돼 준공허가가 떨어질지 여부도 불확실 하다는 것이었죠.

아파트 동 사이에 있는 도로는 안전 거리를 확보해 10m가 돼야하지만, 거리는 고작 6m.

시청에서 8m로 설계를 허락했고, 건설사는 그나마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시청 역시 왜 8m로 허가를 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8m 거리를 맞춰야 하는 건설사는 외부 벽을 뜯어서 기준을 맞추겠다는 기가막힌 상황이었습니다.

건설사와 입주자 간 협의를 하지 않으면 준공 허가조차 나지 않는 상황.

입주자들은 분양가를 깎는 등의 미봉책이 아닌, 계약 취소나 설계대로 준공을 하라는 입장이었고,

건설사는 이를 들어줄 수 없다며, 입주자들의 무리한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이었죠.

물론 일부 무리한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재하면서 단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트집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무책임하게 설계 승인을 한 허가관청과 분양만 하면 그만이라는 건설사.

결국 입주자들만 속을 끓이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입주자들이 건설사를 믿고 내집을 맡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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