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의 고공행진 원인을 두고 폭염과 태풍과 강우 등 이상기후에 의한 작황 부진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재배면적 감소 탓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채소류의 전반적인 공급상황으로 볼 때 4대강 사업보다는 이상기후가 가져온 일시적인 공급량 부족이라는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27일 수원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무, 배추, 상추, 오이의 경매가격은 태풍 '곤파스'가 상륙하기 전후인 지난 1일과 20일을 비교했을 때 1.5~2배가량,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무려 3~6배 껑충 뛰었다.
특히 상추는 4㎏당 1년 전인 2009년 9월21일(1만278원)보다 6배 이상 올라 '금추'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이상한파와 잦은 비, 태풍 때문에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생산량이 줄면서 작년보다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과 농산물 가격 상승은 거의 연관성이 없다."라면서 "일례로 4대강 사업 영향권인 여주 팔당유기농단지 상추 재배량은 도내 전체 재배량의 1~2%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고랭지 배추와 무가 많이 나오는 강원지역에서도 최근의 과채류 값 폭등 원인을 이상기온과 재배면적 감소로 꼽고 있다.
또 여름철 전국의 무와 배추 생산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고랭지 지역에서 2007~2009년 생산량 과다로 가격이 폭락하자 올해 농민들이 약초 등 타 작목으로 전환한 것이 생산량 감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게 지역유통계의 분석이다.
경북지역 농산물도매시장에서는 27일 현재 채소류 가운데 1㎏짜리 배추가 1천960원으로 작년 이맘때의 670원보다 3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오이(다다기)는 kg당 4천520원으로 역시 1년전 2천260원에 비해 2배 올랐고, 토마토는 kg당 3천220원으로 1년전(2천120원)보다 1천100원 올랐다.
이에 대해 경북도 식품유통과 박무열씨는 "낙동강변 채소류 경작지 2천ha 가운데 경북은 고령, 안동 일부를 제외하고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라고 말했고, 안동 농산물도매시장 김봉구 관리사무소장은 "낙동강살리기 사업으로 낙동강변 채소밭이 줄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라며 "최근 채소, 과일가격 강세는 날씨 탓이 크다."라고 말했다.
영주 공설시장번영회 관계자도 "재래시장에서 거래되는 채소, 과일값 상승은 공급량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배추, 무 등 여름철 채소류를 대부분 고랭지 재배를 하는 강원도에서 공급받는 충북지역 농산물 유통업계 역시 최근 가격 폭등의 원인을 기후와 계절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농협 충북유통의 조양구 부장은 "올해는 잦은 비와 고온 현상으로 강원도의 배추, 무 수확량이 많이 감소하면서 충북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이 예년의 60% 수준에 불과해 가격이 크게 뛴 것"이라며 "가을부터 채소류 생산이 남부지역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추석 전에 1박스에 7만원을 호가하던 상추 가격이 벌써 3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배추 8천233㏊, 시금치 1천147㏊, 토마토 902㏊ 등 전체 재배면적이 5만8천㏊에 달하는 전남지역에서도 영산강 사업에 따른 재배면적 축소 폭이 크지 않아 채소값 폭등과는 무관하다고 자치단체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확한 파악은 안 됐지만 나주 등 영산강 인근 농가는 벼 위주의 농사를 지어 영산강 사업이 채소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일부 시설하우스가 있지만, 낙동강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하천둔치 내 채소류 경작면적이 가장 많은 낙동강(2천㏊) 지역에서는 4대강사업 보상으로 말미암은 재배면적 감소 때문에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채소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1만5천t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 경남 김해시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이 올해 잦은 수해와 태풍 등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작물 피해를 본데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본 낙동강 등 4대강사업 지역 내에는 경작면적이 대폭 감소해 채소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물량감소가 4대강 공사 추진으로 하천부지 내 채소.특작 재배면적이 무려 481㏊나 축소됐기 때문이라는 게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부산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랭지 배추와 무 등은 강원도가 주산지라 4대강 사업과 큰 연관이 없겠지만 하천부지에서 경작이 많이 되는 얼갈이배추, 열무, 당근, 대파, 상추, 시금치 등은 4대강 사업 영향이 크다."라면서 "하천부지에서 잘 자라는 엽채류는 적절한 대체농지가 없어 가격 급등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부산국토지방관리청에 따르면 낙동강살리기 사업으로 지난해 말까지 보상이 완료된 곳은 부산 강서구 대저지구 147만5천㎡를 포함해 부산, 김해, 밀양, 양산지역의 하천부지 면적만 6천만㎡에 이른다.
농수산식품부 김정욱 채소특작과장은 "4대강 둔치 내 채소류 경작면적은 전국 재배면적 27만5천485ha의 1.3%인 3천662㏊에 불과해 채소값 변동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라며 "특히 올해는 폭염과 잦은 강우가 되풀이되면서 작황이 나쁜 것이 채소값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