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1, 2, 3위 경제대국이 환율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 시장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입니다. 경제부 정명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이렇게 중국, 미국, 일본이 싸우는 턱에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포탄을 맞는 형국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155원 선까지 내려오면서 지난 5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는데요.
최근 환율이 떨어지는 직접적인 이유는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달러 공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언뜻보면 좋은 일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 내막을 보면 그리 달갑지 않은데요.
우선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환율을 조작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이 미국 채권에 이어 일본과 한국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매수를 통해서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일본과 국내 수출기업로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앵커>
일본 재무장관은 이런 상황을 두고 중국의 의도를 조사보겠다 이런 말까지 했는데 재무장관이 이런 말 하기 쉽지 않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상 사지 말라는 이야기거든요.
일본 정부는 6년 반 만에 외환시장 대규모 개입하는 초강수까지 뒀는데요.
일본은 물론 미국도 자국 통화를 대량으로 시중에 풀어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자신들이 처해있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개선시키려하고 있습니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이나 일본 수출기업들로선 일종의 수출 보조금을 받는 셈이 돼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요.
환율 제도만 달랐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판할 때 근거로 삼는 바로 그 전략을 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미국과 중국, 일본이 풀어놓은 돈은 주로 한국 등 신흥국 채권과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돈이 계속 유입이 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지 않아도 상반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하락 압력을 받아 온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도 1,075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는데요.
국내 연구기관들도 대체로 내년 초에는 1,100원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 압력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많은데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경우 과거에 보면 원화 가치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다시 말해 원·달러 환율은 더 떨어진다는 말인데요.
변수는 우리 통화당국의 대응입니다.
지난 4월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에 공개 개입을 할 때 1,160원이 일종의 마지노선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는데요.
세계 수요가 줄면서 하반기로 갈 수록 어려움을 겪게 될 우리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으로 가격경쟁력까지 약해지는 상황을 보고만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 섣불리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서 환율 조작에 대해 중국과 일본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함께 받게되는 부담이 있는데요.
오는 11월 G20까지 앞두고 있어 어느 수준에서 당국의 외환시장개입이 이뤄질 지가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넘쳐나는 외국인 자금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연일 연중 최고치 행진이죠?
<기자>
지난 주 장이 열린 이틀 모두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코스피 지수가 1,850선에 육박했습니다.
외국인들이 거래일로는 8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며 2조 5천억 원 어치나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펀드 환매 물량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는데도 고비 때마다 외국인 매수세가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IT 업종보다는 자동차와 화학, 유통 관련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1,850선 안착을 놓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데요.
중국의 경기 속도 조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만큼 국내 지표보다는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증시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지표 보시죠.
코스피 지난주 주간단위로 19포인트 올랐고 코스닥은 1% 상승했습니다.
<앵커>
주말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주초 증시 분위기에는 긍정적이겠죠?
<기자>
주말 다우지수가 2% 가까이 급등하는 등 미국 증시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고요.
4주째 주간단위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9월에는 미국 증시가 지난 70년 동안 전통적으로 약세장으로 펼쳤는데 풀린 돈이 넘쳐나다보니까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 상황이 갑자기 좋아졌다거나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아닌데도 돈이 주가를 끌어올릴 때 늘 그렇듯 엇갈린 경제지표에서 좋은 쪽만 보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증시 뿐 아니라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에도 돈이 몰리고 있고 금 값도 장중 1온스에 1,3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 때문에 미국 증시 상황을 경기회복 기대로 증시에 돈이 몰리는 국면이라기보단 경기침체를 걱정하며 움추려 들어서 기대치를 대폭 낮췄다가 성장률은 낮아도 침체는 아닐 것이란 일종의 안도감에 반등하는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편입니다.
[5분경제] 경제대국 환율 전쟁에 한국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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