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말 예쁜 아기들을 보고 왔습니다.
이름은 세뚜와 심나13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에 온 라주씨 부부가 결혼 14년만에 얻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쌍둥이 자매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예쁜 딸 둘이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 라주씨 부부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언니 세뚜의 몸무게는 640그램, 동생 심나의 몸무게는 1.4킬로그램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미숙아였던 겁니다.
뱃속에 있을 때, 쌍둥이 중 한 명에게는 혈액이 많이 가고 다른 한 명에게는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탓입니다.
두 달 넘게 아기들은 인큐베이터에 있었습니다.
또 언니 세뚜는 망막증으로 눈에 이상이 있어 두 차례나 수술을 했고, 동생 심나도 장이 터지고 동맥관이 남들보다 크게 열려 있어 역시 두 차례나 큰 수술을 해야만 했죠.
치료비만 9천 7백만원.
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백만원 조금 넘게 받는 라주씨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라주씨 부부 친지들이 모아모아 보내분 돈 천 만원.
병원 재단과 외부 복지기관에서 보내 준 돈 3천만원.
또 병원 교수들이 하나 둘 모은 돈과 신생아집중치료실 앞에 마련된 모금함 등 이곳 저곳에서 도움의 손길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라주씨 부부가 지불해야 할 돈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옆에서 지켜보게 된 신생아과 의사 선생님은 자신의 트위터에 답답한 심정을 올렸습니다.
"퇴원을 앞둔 이주 노동자 가족 미숙아 쌍둥이 1400g, 640g 아기들이 있는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여기저기 및 병원에서 지원을 해도 삼천만원 넘게 지불해야 합니다. 언론사 지원도 다문화가정은 되나 이주노동자는 지원이 어렵다고 하니 고민입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의사 선생님의 안타까움과 한숨이 묻어났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자, 같은 미숙아 엄마로서 이들을 돕고 싶다는 사람부터 시작해 많은 사람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라주씨 부인과 아기들이 머물고 있는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 온 분유와 기저귀 등 아기용품들이 전달됐습니다.
아직 눈이 아픈 세뚜와 귀가 아픈 심나가 넘어야할 산은 많지만 라주씨 가족은 먼 타향 한국 땅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을 듬뿍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 가족을 지켜보고 있는 제 마음까지 따뜻해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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