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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빠지기 위해 과량 복용' 게보린 부작용 논란

식약청 곤혹

보건당국이 게보린을 비롯한 진통제 성분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에 대한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3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혈액질환과 의식소실 등 부작용 논란으로 국내 퇴출 또는 전문의약품 전환 요구가 제기된 IPA에 대해 사실상 퇴출엔 무리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분이 아직 유럽의 주요국가에서 시판되고 있고, 부작용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이 그 이유다.

식약청 부작용감시팀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서 IPA 성분과 관련한 부작용 보고사례는 약 20건이 있었지만 대다수는 어지럼증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었다"며 "지난해 연령 제한 조치를 내린만큼,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PA가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시판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미국 등이) 애초에 허가심사를 하지 않은 탓으로 안전성 심사에 따라 시판을 불허한 것은 아니다"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 등에서 판매되지 않은 이유가 안전성을 이유로 한 조치가 아닌만큼 국내 퇴출 사유로 삼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미국계 그룹인 존슨앤존슨이 소유한 제약업체 얀센에서 개발한 진통제 성분 '아세트아미노펜'(제품명 타이레놀)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에서 추가적인 진통제 허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가 1934년 개발한 IPA 성분은 현재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유럽, 일본, 중국 등 45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식약청은 지난해 게보린, 사리돈에이, 암씨롱 등 IPA 성분의 혈액 부작용 논란이 일자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등 다른 진통제에 비해 부작용이 더 높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15세 미만에 한해 사용을 제한하도록 용법·용량을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각국의 특정 의약품 성분 시판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에는 신약개발과 점유율 경쟁에 따른 신경전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가령 올해 초 국내에서 유해성 논란이 빚어진 비만치료제의 경우 미국과 유럽 간의 신경전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올해 1월 유럽연합(EU)은 미국계 제약업체인 애보트의 비만치료제(성분명:시부트라민)에 대해 심장 관련 위험이 크다며 처방 중단을 권고했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국 FDA는 또 올해 5월 로슈가 개발한 '제니칼'(성분명:오르리스타트) 성분을 복용한 환자에서 심각한 간 손상이 보고됐다는 내용을 추가한 라벨 변경을 승인했으나, 유럽 당국에서는 역시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식약청은 지난해 15세 미만 사용 금지, 장기간 사용 금지를 조건으로 게보린의 시판을 유지했다"며 "그러나 최근 청소년들이 학교에 빠지기 위해 게보린을 과량 복용하는 부작용 사례가 여전히 잇따르고 있는 보건당국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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