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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종영…시청률 50% 돌파

'착한 사람 승리' 권선징악 스토리 인기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마침내 시청률 50%를 돌파하며 막을 내렸다.

방송가에서 시청률 50%를 넘긴 드라마는 2007년 MBC TV '주몽' 이후 3년여 만이다.

17일 TNmS에 따르면 '제빵왕 김탁구'는 전날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전국 시청률 50.8%를 기록했다.

이날 같은 시간에 방송된 SBS TV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시청률은 10.7%, MBC TV '장난스런 키스'는 3.0%였다.

30회 전체 평균 시청률은 38.7%였으며 순간 최고 시청률은 58.1%(9월8일 오후 11시8분)까지 치솟았다. 김탁구가 생모를 알아보고 그 뒤를 쫓는 장면이었다.

또 다른 시청률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49.3%, 30회 평균 시청률은 36.7%로 나타났다.

◇3년만에 시청률 50% 벽 깨다 = '제빵왕 김탁구'는 지난 2일 26회 방송분이 올해 방송된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인 48.4%를 기록하며 5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27-29회에서 다소 주춤하는 듯했던 시청률은 결국 마지막 30회에서 50%를 넘기며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시청률 50%는 2007년 3월6일 '주몽'의 51.9% 이후 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2000년대 들어 MBC '허준'과 '대장금' '진실' '주몽' '내 이름은 김삼순', KBS '태조왕건', SBS '파리의 연인'와 '야인시대' 등 드라마 8편이 시청률 50%를 돌파했다. 2000년대 방송된 '허준'은 62.5%까지 치솟으며, 30회 이상 시청률 50-60%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지상파 TV의 시청률이 점차 하락세를 걸으면서 시청률 50%의 희소성이 커지더니 결국 '주몽'을 끝으로 3년여 자취를 감췄다.

'주몽' 이후 최고 시청률은 지난해 10월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의 48.6%였으며, 지난해 7월 SBS TV '찬란한 유산'의 47.1%와 지난해 11월 MBC TV '선덕여왕'의 44.9%가 그 뒤를 잇는다.

◇'착한사람 승리' 구현하며 '통속의 힘' 증명 =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감각적인 드라마가 잇따라 등장하는 요즘 안방극장에서 '제빵왕 김탁구'는 그와 정반대로 새로울 것이 별로 없는 촌스러움을 정면으로 표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라는 점도 향수를 불러 일으켰으며, '착한 사람이 승리한다'는 결말 역시 폭넓은 시청자층의 관심을 끌었다.

경쟁작인 '장난스런 키스'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철저하게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것과 차별화한 전략으로, 겉멋에 기대지 않되 스토리로 승부한 전략은 투박하지만 맛난 팥이 잔뜩 든 옹골찬 단팥빵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악행을 일삼던 한승재(정성모 분)가 구속되고 구마준(주원)이 회개하는 것으로 권선징악을 구현했다. 서인숙(전인화) 역시 '이제 그만하자. 지쳤다'며 백기를 들었다.

김탁구는 곳곳에 지뢰처럼 묻힌 채 발목을 잡던 숱한 역경을 딛고 끝내 살아남아 행복을 찾았고 주변인들 역시 그의 '착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이응진 KBS 드라마국장은 "'제빵왕 김탁구'의 시청률은 진기록"이라면서 "이 드라마는 '통속의 힘'을 다시 증명했다. 통속이라는 것은 대중의 꿈을 뜻한다. 그리고 그 꿈은 정의와 선이 종국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통속의 힘과 아름다움,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통속의 진선미를 구현한 작품"이라며 "누구나 바라고 꿈꾸는 것을 실현해줬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끝까지 폭력적이었지만 복수 대신 용서 추구 = 이 드라마는 그러나 끝까지 폭력적이었다. 마지막회에서 한승재는 김탁구(윤시윤)를 다시 납치해 죽이려고까지 했고 실제로 건물 옥상에서 밀쳐 떨어뜨렸다.

김탁구가 난간에 극적으로 매달리면서 구사일생하지만 드라마는 이렇듯 초반부터 불륜과 패륜, 납치, 폭력 등을 심심치 않게 활용하며 '막장'이라는 비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강은경 작가는 "'막장'이라는 말은 개연성이 없을 때 쓰는 것 아니냐"며 "우리 드라마에서의 폭력성은 극적 전개를 위해 필요한 장치였고 그것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가 '막장' 비판보다는 '좋은 드라마'로 남게 된 데는 복수 코드를 쓰지 않은 점도 일조했다. 김탁구가 엄마와 생이별을 하고 눈이 멀거나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도 복수를 꾀하지 않았다는 점이 여타 막장 드라마와 단적으로 대비된다.

김탁구는 복수 대신 끊임없이 용서를 했고 그의 선한 에너지와 긍정적인 태도는 주변을 감화시켰다.

강 작가는 "드라마를 보고 위로를 받는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김탁구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는 분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난 그런 분들에게 '당신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맞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편법을 쓰지 않고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힘내며 살아가는 여러분이 맞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비록 그것이 판타지라 말하는 시대가 됐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 기가막힌 사연을 가졌지만 착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난 믿는다"고 덧붙였다.

◇신인 발탁 성공..연기자 고른 하모니 = 이 드라마는 신인을 과감히 발탁해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방점을 찍는다.

강 작가가 꺼내든 윤시윤과 주원이라는 카드에 제작진과 KBS 모두 난색을 표했지만 강 작가는 스토리에 대한 자신감과 중견 연기자에 대한 신뢰로 과감히 신인을 캐스팅했다. 그리고 대박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냄으로써 스타 시스템에 기대지 않은 성공 사례를 남겼다.

김탁구 역의 윤시윤은 단숨에 몸값이 급등했으며, 주원 역시 현재 광고와 차기작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장항선 등 중견 연기자들의 고른 하모니가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 폭넓은 시청층을 사로잡았다.

전인화는 "스타급 젊은 연기자 한둘 넣은 드라마보다 역시 가족, 어른과 젊은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구성의 스토리가 힘이 있음을 이 드라마가 증명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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