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의 극성스런 자녀 챙기기가 사회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최근 국제금융기구의 직원 채용에 구직 희망자가 아닌 구직자의 부모들 문의만 폭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부와 세계은행(WB)은 최근 한국인 전문가들만을 대상으로 세계은행에 정규직으로 근무할 직원을 공개 채용하기로 합의하고 공고를 냈다.
재정부는 세계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전문가만을 대상으로 정규직원을 뽑는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며 언론에서 많이 보도된 덕분에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문의가 국제금융국에 끊임없이 밀려드는 상황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정작 세계은행에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문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부모, 특히 나이 든 모친이 직접 전화를 해서 원서 접수 방법, 요령 등을 자세히 묻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을 잘 모르는 부모까지 전화해서 이메일 접수 방법을 일일이 받아 적는 등 부모들이 자식을 취직시키려는 눈물겨운 모습까지 발견될 정도다.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려면 자신의 독립성과 창의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기본적인 원서 접수 문의부터 부모들이 나서서 대신 해주는 한국적인 문화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재정부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이번에 세계은행이 채용하는 한국인 전문가는 3명 정도로 석사 학위 이상의 학력에 경력이 있어야 하며 입사시 경제, 지속가능개발, 인적자원개발 등 전문 분야를 맡게 된다.
특히 문제는 부모가 직접 나서 자녀의 취직까지 챙기는 분위기가 단지 세계은행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공무원 시험부터 시작해서 공기업 등 다른 기관에서 직원을 뽑을 때도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해당 기관에 문의해서 원서 접수를 위한 모든 준비를 다해주는 게 적지 않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세계은행 직원채용 공고를 한 뒤 대부분 부모한테 문의 전화가 와서 정말 놀랐다"면서 "어릴 때부터 부모가 모든 걸 해주는 한국적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 내심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세계은행' 한국인 첫 공개채용에 부모 문의만 폭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