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이 3차 당대표자회 개최 시점으로 예고한 '9월 상순'이 거의 다 지나갔는데도 15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당대표자가 열렸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최고 권위기관이라 할 수 있는 노동당 정치국은 지난 6월 '결정'을 통해, 9월 상순 3차 당대표자회를 개최하겠다고 대내외에 공표했다.
남한에서 '상순'이 '1∼10일'을 뜻하는 것과 달리 북한에서는 간혹 '1∼15일'의 의미로도 쓰이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당대표자회가 늦어도 15일까지는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전날 당대표자회가 열렸는데 북한 당국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또 15일 오전이나 오후에 당대표자회를 진행한 뒤 오후 늦게 북한 언론매체를 통해 개최 사실을 발표할 수도 있다.
일례로 지난 6월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 때도 회의는 낮부터 했지만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발탁한 인선 결과 등은 오후 5시께 자체 매체들을 통해 외부에 알렸다.
게다가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 등의 토론 절차가 생략되는 추세여서, '최고지도기관 선거' 단일 안건으로 열리는 이번 당대표자회의 경우 반나절이면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예측이 어려운 북한의 행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래도 당대표자회 같이 중요한 행사를 예고한 날짜에 열지 않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북한이 노동당 대회나 당대표자회, 최고인민회의 같은 '국가급 행사'의 개최 예정일을 발표해 놓고 연기한 예는 2005년 3월9일 열기로 했던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 회의를 그 다음달 11일로 늦춘 것이 유일하다.
당시 북한 당국은 예정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을 통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에 있는 대의원들의 제의"에 따른 것이라며 회의 연기를 공식화했다.
북한 당국은 그후 회의를 언제 열지 밝히지 않고 있다가 다음달인 4월1일에야 그달 11일 개최한다고 발표하고 그대로 회의를 진행했다.
만약 '9월 상순'의 마지막 날인 15일에도 당대표자회를 열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소집결정을 발표한 당 정치국 명의로 연기 발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 내에서 당 정치국이 갖는 권위를 감안할 때 '결정' 내용을 실행하지 않은 채 아무런 설명 없이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15일 중 행사를 열지 못하고 '연기 발표'가 나올 경우 여러 가지 뒷말이 따를 것은 '불문가지'다.
44년만에 소집된 당대표자회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다, 닷새 전 연기 방침을 밝힌 2005년 최고인민회의 사례와 비교해도 '연기 발표'가 너무 늦게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번 당대표자회가 연기되는 것보다는 '9월 상순'의 끝자락인 15일 중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분위기다.
그러나 만약 연기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최근 당대표자회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됐던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 김정은 후계구도 갈등설 등이 한층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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