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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순간 다른 길 걷는 '외교관'…때늦은 자성

<8뉴스>

<앵커>

장관 딸 특혜 채용 파문 이후 우리 외교부가 또 한번 국민들의 눈총과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엘리트 주의와 조직 이기주의 속에서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처신을 해왔다'는 자성이 일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런 반성은 반드시 '변화'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김지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이른바 외교관은 채용 순간부터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다른 길을 걷습니다.

외무고시를 통해 한해 서른명 정도만 선발하고 필요에 따라 특별채용을 합니다.

업무 성격상 다른 부처와 인사 교류가 거의 없습니다.

자연스레, 순혈주의와 온정주의가 검찰 조직 못잖게 강해졌습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외교부 개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초된 것도 이런 구조를 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양승함/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외교관으로서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외교부에 들어와서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외교부는 자동적으로 그렇게 좀 더 다른 기관보다 폐쇄적이고.]

예순 살 정년 때까지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감시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외교부에 대한 곱지않은 평가입니다.

지난달 감사원은 키르기스스탄의 전 한국교육원장이 공금 3억 원을 횡령해 부동산과 주식을 매입한 사실 등을 공개하면서, "해외 주재관들의 도덕적 해이, 공관장의 지도·감독 소홀로 공금 횡령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위 외교관 자녀들에 대한 특별채용이 관행처럼 굳어져버린 데에는 이들의 빗나간 자식사랑도 큰 원인입니다.

외교관들은 자녀들이 잦은 해외 이동으로 국내 경쟁에 적응을 못한다고 하소연하며 특채를 정당화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구조적 온정주의와 만연한 모럴 해저드에 자녀에 대한 부채의식까지 겹쳐 외교부 내부의 윤리 감각은 무뎌질대로 무뎌졌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신각수/외교통상부 장관대행 : 특히 빈번한 해외생활 때문에 국내와의 연계와 의사소통이 부족한 것도 현실입니다.]

외교부는 전면적인 인사쇄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져 생긴 고질적인 환부를 스스로 얼마나 도려낼지 의문입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신동환,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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