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이 온다!"
티켓 가격도 최고 40만 원이나 했던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사흘 앞두고 공연이 취소됐습니다.
예매율이 너무 낮고, 비 때문에 2주 걸리는 세트 공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기획사의 설명이었습니다.
공연 2주전까지 투자처를 제대로 못 찾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한창 연습하다가 갑자기 돈이 안 모아졌다며 취소를 시켰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기획사가 로린 마젤을 모시고 온다는 것부터가 놀라웠다고 하네요.
문제는 거금을 주고, 기획사에 직접 표를 산 사람들은 한달이 다 되도록 환불을 못 받고 있다는 겁니다. 예매 사이트를 이용하면 공연이 이뤄진 다음에, 표 대금이 기획사에 넘어갑니다. 하지만 기획사를 통해 직접 표를 산 사람들의 표 값은 이미 기획사가 공연 자금에 쓴 것이죠.
공연도 안했는데 환불을 못해준다...
클래식이나 공연업계에서는 전무 후무한 일이고, 국내외 망신이라는 반응입니다. 기획사는 처음에는 8월 31일까지는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10월에 다시 월드컵 경기장에 공연일정이 잡힐테니 잡히면 주겠다며 관객들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화도 제대로 안받고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 대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보니, 이미 10월은 축구 등으로 일정이 차서 오페라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전화도 안받는 기획사...인터넷에서 찾아낸 주소 두 군데를 찾아갔지만, 한 곳은 아예 없는 주소였고, 다른 곳 하나는 간판 하나 없는 열악한 사무실... 건물 관리실에 물어보니 며칠내 사무실을 뺀다고 연락이 왔었다고 했습니다.
관객들의 금전 피해도 어이없지만, 클래식 업계에서는 모객이 안된 점에도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누가 온다! 이런식으로 하나의 타이틀만 앞세우는 공연을 관객들이 더이상 쫓지 않습니다. 그리고 2천년대 중반 이후로, '운동장 오페라'도 메리트를 잃어, 기업들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공연을 예매할 때는 기획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아보는 게 현명합니다.
이 기획사가 지금까지 어떤 공연을 해왔는지, 지속적으로 공연 기획을 하는 곳인지 등을 알아 보는 겁니다. 그게 귀찮으면 차라리 예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환불 못 받는 지경까진 안가겠죠.
피해자들이 보상 받을 길은 막막합니다. 공연업계는 다른 서비스업계처럼 거래의 기본적인 질서를 규율하는 표준 약관이 마련돼있지 않아서, 업계 쪽에서 유리한대로 약관을 짜기 때문입니다. 덩치만 컸던 부실한 공연 기획으로, 관객들은 금전 피해까지 보고, 한국 공연에 대한 국외 이미지도 추락했습니다.
로린마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에서 공연하기로 한 오페라 3편이 며칠 앞두고 연속 취소돼서, 5백여명의 스태프와 표를 이미 산 수백명의 관객들이 실망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수수께끼라는 글도 왠지 이번 공연 취소 사태를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