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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승 1무 256패 "지는 것도 배워야지"

서울대 야구부 이광환 감독

<8뉴스>

<앵커>

공식경기 57연패, 통산전적 1승 1무 256패. 대학야구 최약체 팀, 서울대 야구부 성적입니다. 전 LG 트윈스의 사령탑이자 '자율야구'에 빛나는  명장 이광환 감독이 올해 서울대 야구부의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 것일까요?

송인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봄철 대학리그 우승팀 원광대와의 경기에 나선 서울대 야구부.

투수들은 스트라이크 하나 잡기가 쉽지 않고, 야수들은 실책을 연발합니다.

예견됐던 대로 승패는 일찌감치 기울었지만, 선수들을 꼼꼼히 지켜보는 이광환 감독의 표정은 흐뭇합니다.

제구도 안 되는 어린 투수를 직접 지도하는 모습에는 애정이 가득합니다.

[이광환/서울대 야구부 감독 : 못하는 놈이 무슨 어려운 거 하려고 그래? 기본부터 해야지.]

[이광환/서울대 야구부 감독 : 뭐 하나하나 배우는 게 재밌있겠죠, 본인들은. 그래서 저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게, 계속 나아지는 거 보면 보기 좋죠.]

경기는 18대 0, 5회 콜드게임 패로 끝났습니다.

지난 2004년 유일한 승리를 거둔 이후 57연패째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보고, '자율 야구'로 일가를 이루며 명장 반열에 오른 이 감독이지만,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야구에 대한 기술보다는 야구를 교재로 인생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이광환/서울대 야구부 감독 : 이런 학생들은 늘 1등 해 왔잖아요. 그래서 지는 것도 여기서 또 배울 수가 있지. 왜냐하면 남보다 앞서가던 학생들이 유일하게 지는 데가 야구장이거든요.]

이 감독의 주요 일거리 중 하나는 운동장에 널린 돌들을 솎아내고, 땅을 고르는 일입니다.

[이광환/서울대 야구부 감독 : 땅이, 그라운드 컨디션이 아주 나빠. 돌이 많고, 불규칙 바운드가 너무 많아.]

최근에는 서울대 야구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학내 인조잔디 야구장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광환/서울대 야구부 감독 : 이것도 교실이라고 난 보는데, 교실이 이렇게 부실해서야 어디 학교에요?]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학생들이 야구로 행복과 조그마한 깨달음을 얻는다면 이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를 맡은 목적을 이루는 셈입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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