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서민 물가의 구조적 안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매년 발표했던 내용과 별반 다른 게 없어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
정부는 이날 농축수산물, 지방공공요금 등에 대해 부문별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경쟁 촉진, 유통구조 개선, 가격 정보 공개 등을 골자로 하는 물가 대책을 공개했으나 구조적 안정을 달성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대책이 수요자 편의를 위한 대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각 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물가 안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 국내 물가 변동성, 선진국 최고 수준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1970년대 10% 이상의 인플레를 경험한 뒤 이후 빠르게 낮아져 3% 내외로 안정되고 있으나,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물가 수준이 높고 상승률도 1%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의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 비해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느리게 개선되면서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비효율적인 유통구조로 소비자 물가가 생산자 물가보다 높게 상승하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물가 변동성은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인데 이는 많은 에너지 투입 비중과 낮은 곡물 자급률 등 외부 충격에 약한 공급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물가는 내릴 때는 조금 내리고 오를 때는 많이 오르는 하방 경직성이 선진국에 비해 뚜렷한 편이다.
독과점적 시장구조로 인해 기업이 담합을 통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도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
◇ 매년 반복되는 물가 대책..효과 한계 정부는 매년 급등하는 물가를 잡겠다고 각 부처의 의견을 모아 종합 대책을 내놓았으나 전년에 나온 대책을 다시 재탕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의 경우에도 구조적 물가 안정 방안을 내놓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나 발표 내용의 면면을 뜯어보면 예년과 별반 다름이 없는 수준이다.
농축수산물의 의무수입물량 조기 도입, 가공식품 관세율 인하, 가격 상승 수산물의 공급 확대 등은 매년 나왔던 것으로, 이번에도 또다시 들고 나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경우 물가보다는 축산농가 등 생산자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매년 농축수산물 수급 대책을 발표를 하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이듬해에 또다시 내놓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물가 또한 셀프주유소 등 저가주유소 확산, 가격표시판 개선 등도 새롭지 않으며, 공공요금 인상 제한은 이미 지난달에 발표된 사안이다.
학원비 공개 확대, 대학 등록금 상한제 정착, 초당요금제 확대 등도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주제며, 개인서비스에 대한 지자체의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 경쟁 촉진.유통구조 개선 시도 주목 다만 정부가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유통구조 개선을 시도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산업별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보건, 의료, 통신, 교육 등 민생 분야의 진입 규제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이 목표가 이뤄진다면 구조적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유통구조 개선의 경우 농축수산물 유통비 절감과 가격 및 품질정보공개 강화도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다.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등 음성적 거래비용 축소와 공공요금의 중기요금협의제 도입 등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같은 목표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부정적인 전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구조적 물가안정 방안은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기보다는 방향만 설정하고 있어 뜬구름만 잡는 식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시장 경쟁 촉진, 유통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구조적 물가 안정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목표대로 진행된다면 물가에 대한 불만도 점차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부 물가대책 재탕…구조적안정방안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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