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가 하사했던 도자기 접시와 왕족이 태어났을 때 탯줄을 담던 항아리.
화폭에서 뛰어나올 듯 생생하게 조각된 호랑이와 천자문.
3대째 내려온 빛깔 고운 자개장.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품격있는 고미술품들은 기증자들이 소중하게 간직해온 가보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전시장 한 켠에는 1884년 우정국 개국기념으로 발행된 '문위우표'와 아직도 생생한 활력을 자랑하는 민화가 그려진 10폭 병풍까지 귀중한 애장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전시품들은 한 시니어타워에서 살고 있는 6.70대 노인 분들이 평생 간직해오던 것들인데요.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세대들의 삶을 조명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강병직/전시회 관계자 :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산업사회를 같이 일구신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그분들이 소장하시는 애장품을 통해서 우리의 과거의 역사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소장하고 계신 귀중한 30여 점을 이번에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애장품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최명헌 전 노동부장관이 주고 받았던 5장의 친필서한인데요.
절친한 친구에게만 보내는 암호였던 서명 위의 점 두 개가 인상적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떠나서 절친한 동지로써 친구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최명헌/애장품 기증자 : 그분이 통치권자로써보다는 인간적인 이면. 알려지지 않은 부분, 이것을 사회에 알리고 싶다 하는 생각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애장품들도 눈에 띄는데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중장비 '휠로더'의 사전 제작 모형과 국내 의사면허 1호를 기록한 고 김필순 선생님의 생전 사진까지 당시 역사를 엿볼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김상숙/서울 미아동 : 뜻밖의 전시물도 많고, 이런 전시물을 통해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한국 근대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월 5일까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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