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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양두구육 김태호, 표리부동 신재민

8월 24일 열린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8.8개각의 핵심이었다. 이 청문회는 처서를 지나 무더위가 겨우 한풀 꺾인, 그래서 모처럼의 상쾌함을 일거에 무너뜨린 국민적 짜증의 진원지였다. 

김태호 후보자는 자신의 아내가 밤새 울었으니 사과하라며 국회의원에게 역공부터 취하는 '무모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러한 돈키호테식 좌충우돌은 얼마 가지도 못 하고 스스로 꼬리를 내리며 되레 사과를 하는, 우습지도 않은 그리고 '굴욕'의 용두사미(龍頭蛇尾) 전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촌극에 그치고 말았다.

김 후보자는 이어 도청 직원 가사도우미 활용과 부인의 관용차 사용 의혹 등까지 시인하고 사과하는 궁지에몰렸다. 스스로가 이실직고한 것이 아니라 청문회 초반에는 애써 부인하다가 야당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에 못 이겨 결국 백기를 든 결과였기에 씁쓸함은 배가되었다.

김 후보자는 이어 은행과 농협으로부터 10억 원의 정치자금을 부친의 이름으로 불법대출한 사실에 대하여서도 궁색한 답변을 하였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나는 소장수의 아들" 이라는 말을 입버릇 처럼 해왔다.

말이란 그 사람의 생각이 담긴 그릇이다. 그가 그처럼 소장수의 아들임을 강조했다는 건 그의 행보와는 달리 모순된 말이다. '소장수의 아들'이란 걸 강조했다는 건 은연중에 빈궁을 떨치고 얼추 입지전적으로 자란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일종의 자기과시이자 여론몰이용의 비겁한 성동격서(聲東擊西)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소장수 아들'이란 감성적 구호를 전면에 내걸곤 여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영웅처럼 나타나고자 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와 같이 재력은 물론 정치적 배경조차도 없이 지방의 도지사에서 일약 일국의 총리까지 되고자 한다는 의욕은 기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무모함 외는 아무것도 아니며 결국엔 국민들까지를 왜곡하고 우롱하는 셈이었던 것이다.

자녀 하나를 대학까지 가르치도 힘든 서민들 시각에서 부유한 소장수의 아들로 자라 자녀까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어학연수를 보내고 또한 자녀들 예금 6천만 원은 세뱃돈을 모아 만든 것이란 그의 해명은 이미

그가 우리네 서민의 반경을 훨씬 벗어난 어떤 '이방인'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처럼 일반인은 꿈조차 꿀 수 없는 든든한 배경과 풍족한 삶을 살았던 정치가가 서민성을 참칭하고 이도 부족하여 정치적으로까지 이용하였다는 것은 그의 또 다른 양두구육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또한 그가 정작 청문회에선 자신의 부친 재산의 6배 가까운 돈을 빌린 배경을 시원찮게 변명하면서도 선거를 치르기 위해 부친의 지명도를 이용했다는 건 분명 또 다른 이율배반이란 성토의 중심에서도 자유롭지 못 할 것이다.

자신의 아내에겐 명품 가방을 사 주고 사과까지 받아내려 했던 사람이 정작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해 준 부친에겐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단 말인가!

같은 날 청문회를 치른 신재민 후보자 역시 듣기만 해도 남부끄럽기 그지없는 '의혹백화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음에도 위장전입과 부인의 허위취업 사실 등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막상 사퇴할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엔 "기회를 달라"는 말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자리에 연연하는 세속적 속물의 전형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신재민 후보자가 국민들에게 더욱 '괘씸하게' 보인 건 그가 전직 기자 출신이란 점이다. 자신이 기자였을 당시엔 고고한 학처럼 굴었던 사람이 정작 권부에 들어서자 온갖의 의혹 중심에 섰다는 건 철저한 자기부정이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로 일하면서는 남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지만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는 그야말로 '천방지축'이었던 그는 급기야 아이가 왕따를 당해 위장전입을 한 거였다는 매우 군색스런 변명까지를 끄집어내는 졸렬함의 극치도 보였다.

결론적으로 김 후보자와 신 후보자 역시도 다른 청문회 대상자와 마찬가지로 "죄송하다"만을 연발하면서도 끝끝내 그 탐나는 자리만큼은 놓치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과거의 선비들은 아무리 높고 빛나는 자리였을망정 자신이 도리에 어긋난다 싶으면 당장에 때려치우고 그 자리를 물러났다.

또한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하여 정직과 신뢰받는 삶에 매진하다.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면 그제야 비로소 '죄송하다'는 인물들만 우글거린 이번 청문회는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홍경석 SBS U포터 http://ublog.sbs.co.kr/casj007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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