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워싱턴 시간) 북한에 억류중인 미 국적의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을 위해 민간 항공기편으로 미국을 출발, 방북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의 움직임에 정통한 미국 외교소식통은 "카터 전 대통령이 오늘 군용기가 아닌 민간 제트기로 북한을 향해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는 부인 로절린 여사와 카터센터 대표 겸 최고경영자인 존 할드만 박사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카터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는 휴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목적이 곰즈씨 신병과 관련된 사안인만큼 곰즈 씨가 석방돼 신병이 안전하게 확보될 때까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자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브리핑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을 보였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개인적 차원의 인도적 노력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논의함으로써 곰즈의 귀환 전망을 위태롭게 하고싶지 않다"고 말했고,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인도적 차원의 임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억류 여기자 석방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격 방북했을 때도 미 당국자들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도착사실을 보도할 때까지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곰즈 귀환 임무가 완료된 뒤 더 할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는 미 행정부도 일정 부분 관여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카터 전 대통령이 독자적인 라인을 통해 방북 의사를 타진하고 북측과 물밑 조율을 벌이는 과정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아 주지사를 지낼 당시인 1970년대 초반부터 개인적 인연을 맺고 있고 북한을 50여 차례 방문할 정도로 북한문제에 정통한 조지아대 박한식 교수가 중재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지난 7월3일부터 8일까지 평양체류 기간 북한측 인사들에게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협의했고, 이후 북한측은 뉴욕 유엔대표부 채널을 통해 카터 전 대통령 초청의사를 애틀랜타 카터센터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센터는 방북 추진과정에서 백악관, 국무부와도 협의를 진행했고 최근 방북방침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평양에서 1박을 한뒤 곰즈씨를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평양체류중 지난 1994년 방북시 김일성 주석과 면담한 것처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면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경우 곰즈씨 문제외에 북.미 관계 현안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정부는 카터 전 대통령이 '정부 특사(envoy)'가 아니라 인도주의적 임무를 위한 개인 차원의 방북임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 애틀랜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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