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가 3년 동안 지속해온 사제관계를 끝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발전을 기원하며 길었던 동행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김연아와 오서의 결별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선수와 코치 관계로 만나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큰 꿈을 이룰만큼 둘은 이상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브라이언 오서에게 김연아는 첫 번째 제자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선수로서는 최고의 커리어를 가졌지만 코치경험이 없던 오서에게 가르침을 요청한 것은 김연아 측에서는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아 에게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오서의 코칭스타일은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었고 오서는 선수생활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연아가 흔들리지 않도록 멘토역할을 함께 하며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피겨전문 사이트에서 가장 사이가 좋아 보이는 코치와 선수로 꼽힐 만큼 서로를 신뢰해왔기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김연아가 캐나다 크릿켓 클럽에서 보낸 시간은 선수생활 동안 가장 중요한 시기였고 마음이 잘 맞는 코칭스텝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룬 김연아와 그를 통해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룬 오서 모두에게 변화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김연아는 지금이 가장 부담감이 적은 시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에 적절한 때이고 오서는 김연아 이후로 다른 제자들이 생긴 만큼 코치로서의 능력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피겨계에서는 김연아와 오서처럼 오랜 시간 함께 일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렸을 때부터 코치를 바꾸지 않고 훈련하는 선수는 있어도 시니어 시절에 만난 코치와 끝까지 함께 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미국의 미쉘 콴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훈련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자신을 가르쳤던 코치를 떠났고 일본의 아사다는 시니어 데뷔 이후 거의 매 시즌마다 코치를 교체해왔다.
김연아와 오서 모두 함께 하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이제는 각자의 길에서 충실하기로 한 만큼 비난의 시선보다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계숙 SBS U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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