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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계좌 수사' 정치판 뒤흔들 뇌관되나?

'수사는 생물'…새로운 사실 나오면 후폭풍 클듯, 검찰 "국민적 관심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

검찰이 19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언급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이번 수사가 정치.사회적으로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의 본류는 조 내정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지만, 정치권을 순식간에 격랑으로 몰아넣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는 조 내정자의 운명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지축을 뒤흔들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재단측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을 때만 적용할 수 있는 사자(死者)의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조 내정자를 고소ㆍ고발했기 때문에 이번 수사의 시작과 끝은 차명계좌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당시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수사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실제 차명계좌를 발견했는지를 확인하는데 집중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지난 1년간 묻혔던 차명계좌의 존재 유무가 자연스럽게 밝혀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은 일단 고소ㆍ고발사건의 수사 절차대로 노무현재단측이 낸 소장 내용을 살펴보고 법리 검토를 한 뒤에 이르면 다음 주 중 재단 관계자를 불러 고소ㆍ고발의 배경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23일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내정자가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는지, 해당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주의깊게 살펴볼 방침이다.

이어 검찰은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팀의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수사기록만으로 확인이 어려울 경우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노 전 대통령이나 가족 등의 차명계좌 발견 여부를 직접 따져보는 것도 하나의 옵션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내정자를 피고소ㆍ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할지는 그가 경찰조직의 최고위 인사라는 점과 수사상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일단 사건의 본류에서 벗어나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보유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는 없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팩트'가 발견되면서 이번 수사가 정치판을 요동치게 할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중수부에 출석하고 받고 나서 23일만에 서거했는데 그때까지는 본인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중단없기 계속된데다, 수사내용도 극히 일부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당시 수사기록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관측은 이번 수사에서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를 비롯해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될 개연성이 크고,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대립과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는 생물'이란 점을 들어 현 상황이 지극히 유동적이며, 극단적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재개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내놓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점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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