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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침략 의도 숨기기 위해 '병탄' 대신 '병합' 사용

<8뉴스>

<앵커>

일제가 한일 '합병' 또는 '병탄'이라는 말 대신 왜 굳이 '병합'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아십니까? 당시 일본 외교관이 비밀 회고록에서 병합이란 말에 얽힌 비밀을 밝혔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일 강제병합 당시 일본 외무성 정무국장이었던 구라치.

구라치 회고록은 1939년에 발간된 것으로 표지에는 비밀문서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먼저 한일 '병합'이라는 말의 비밀. 

구라치는 합병이라는 단어는 일본과 한국이 대등하게 합친다는 느낌을 주고 '병탄'은 침략적 이미지가 있어서 일부러 피한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병합이라는 새 단어를 생각해냈고 1909년 한국 병합 방침을 확립한 '대한 방침서'에 이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상일/국민대 명예교수 : '병합'이라는 것은 일본의 조선 침략을 은폐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단어기 때문에 병합이 아니라 병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라치 회고록에는 또 일본 군부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순종이 사주한 것으로 조작해 기 병합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었다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구라치는 안 의사가 일본이 아닌 중국 뤼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일본 정부 측에 전했다고 기록했습니다.

당시 일본 사법부가 사상범에게는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해 일본에서의 재판을 일부러 피하려했던 의도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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