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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된 상처···누가 치유해줘야하나요?

원폭 2-3세 분들을 만났습니다.

65번째 광복절입니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광복은 앞당겨졌지만, 일본에 있던 수많은 한국인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지요. 무려 7만 명이나 된다고 하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원폭 1세들이 많이 정착해 살았던 경남 합천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1세 대부분이 숨지고 2~3세들의 고향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 2~3세 분들을 만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먼저 합천 초계면에 사는 59살 문택주 씨를 만났습니다. 문 씨는 아버지가 히로시마로 징용됐다 원폭 피해를 당한 피폭 2세였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정신지체에 청각장애까지 앓고 있었다고 하고요. 20살 무렵부턴 눈마저 어두워져서 여든의 노모가 없으면 생활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음. 매니큐어를 양 손톱에 바른 게 인상적이었어요. 아들이 심심하다고 자꾸 투덜거리면 어머니가 가끔 발라주시나 봅니다.

두 번째로 만난 52살 한정순 씨는 부모님이 모두 피폭당한 경우였는데요, 한 씨만 해도 양쪽 다리 뼈가 무너져내려 10년에 한 번씩  인공관절을 끼워 넣는  대수술을 받고 있었습니다. 3세인 아들마저 선천적 뇌성마비로까지 태어났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껏 혼자서 한 게 하나도 없는 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울먹이셨습니다.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 가운데 이렇게 고통받는 이들 숫자만 2천 3백여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3세 숫자까지 하면 더 늘어나겠지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합천에서 만난 많은 분들을 보건데, 상당수가 희귀병과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했습니다.

이렇게 고통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피폭 2세들이 가정을 꾸리면 불임 수술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중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피폭 2세 정영현 씨의 경우가 그랬는데요, 어렵게 같은 처지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지만, 부부에겐 원인 모를 유산이 거듭됐습니다.

4년동안 3번의 유산... 태어날 아이도 비슷한 운명일까 걱정하던 가족들은 결국 상의 끝에 불임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참, 잉꼬부부였는데... 다운증후군이라 기억력이 좋지 않은 부부는 자신들이 임신을 했었단 사실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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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언뜻 생각해봐도 이분들, 단순히 몸만 아픈 게 아닙니다. 2004년 인권위에서 원폭 피해자 2세 일부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했는데요, 대부분이 건강 문제 외에도 취업과 결혼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사회적으로도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42.5%가 직업이 없다고 답했을 정돈데요,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도 어렵게 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겠죠.

문제는 안타깝게도 2-3세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는 겁니다. 일본과 우리 정부는 당사자인 1세에 한해 원호수당과  일부 진료비 등을 지급할 뿐인데요, 2~3세는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폭 피해의 유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 매커니즘이 입증되지 않았다 뿐이지, 이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반론이 많았습니다.  마냥 입증 안 되니 지원이 안 된다 할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정부가 밝혀내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글쎄요, 경험하지도 않은 전쟁의 아픔을 몸에 안고 사는 2~3세들입니다. 통한의 세월이 계속되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이 마련되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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