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영장류라는 인간은 왜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와 명품을 사고, 연비도 낮은 고가의 스포츠카를 구하고 싶어 안달을 내는 걸까.
진화심리학자 제프리 밀러 미국 뉴멕시코대학 교수는 인간이 이성을 유혹하고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과시적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해 아낌없이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밀러는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으면 우리가 짝, 친구, 가족의 지지나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사회적 영장류로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밀러는 신간 '스펜트(Spent.동녘사이언스 펴냄)'에서 진화론적 시각에서 현대의 소비자본주의를 분석한다.
그는 사람들이 비싼 가격에도 고가의 명품이나 자동차를 선호하는 까닭은 이른바 '짝짓기'에서 유리한 입장이 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동물들이 짝짓기를 위해 화려한 외양을 뽐내듯 이성을 유혹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인간의 본성과 욕구가 소비자본주의를 낳았다는 것.
경제학의 '과시적 소비'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상류 계층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말러는 그러나 이런 과시적 소비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효과가 제한적이라면서 소비주의의 늪에서 빠져나올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돈으로 치장하면 남들이 빛나는 눈으로 쳐다봐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친구와 짝짓기 상대를 고를 때 그들은 금붙이를 무시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형질을 과시하는 여러 가지 다른 방법들을 찾을 자유가 필요하다."
김명주 옮김. 655쪽. 2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명품 사는 이유는 '짝짓기를 위한 원초적 본능'
'스펜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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