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보건당국이 군인 800여명의 혈액을 폐기한 배경에는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헌혈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대한적십자사가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가 구두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문진' 과정을 소홀히 해 군인 884명의 혈액이 폐기처분되고 5천여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조사결과 대한적십자사의 단체헌혈 기획과 직원들이 헌혈을 실시하기 전에 예방접종이 헌혈과 무관하다고 잘못 안내하면서 MMR(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백신을 맞은 헌혈장병들이 헌혈기록카드에 '예방접종사실 없음'이라고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직원은 특히 일부 장병이 예방접종 사실을 기록한 데 대해 부적격 사유가 아니라고 보고 군인들의 동의를 얻어 '예방접종사실 없음'으로 고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간호사들도 장병들이 1개월 안에 2가지 종류의 예방접종을 받은 사실을 알고서도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았다.
담당직원들이 이처럼 헌혈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규정대로 안내하지 않으면서 1개월 내 예방접종 받은 경우, 헌혈해서는 안되는데도 장병들이 헌혈하게 된 셈이다.
MMR 백신에 들어 있는 풍진 바이러스의 경우 산모가 감염될 경우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당 백신 접종 후 1개월 내에는 헌혈해서는 안 된다.
채혈된 혈액제제는 모두 2천405유닛으로 이중 1천220유닛은 수혈용으로 투입돼 가임기 여성 53명을 포함해 557명이 수혈을 받았으며 나머지 1천185유닛은 폐기됐다. 당시 수혈자에게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적십자사는 이에 따라 최근 부산혈액원 기획과 직원과 전북혈액원 문진담당 간호사 등 4명에게 감봉·견책조치를 내렸다.
또 부산혈액원장 등 6명에 경고, 부산혈액원 의무관리실장 등 4명에 주의조치를 내렸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신선동결혈장 3천300여만원, 농축적혈구 963만원, 동결혈장 273만원 등 혈액제제 수익 4천834만원 상당의의 손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애주 의원은 "현재 채혈, 검사와 제조, 공급업무에 대한 교육과 담당자 업무적격성 평가를 혈액원 전 직원으로 확대 실시하고, 헌혈기획부터 공급까지 전 업무과정에 대해 관련 법령 및 내부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내부감시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당시 대한적십자사가 규정을 어겨 헌혈을 한 데 대한 원인조사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MMR이 혼합백신이어서 풍진 백신과 관련한 규정을 잘 모르고 헌혈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군인 800여 명 아까운 혈액 폐기"
"헌혈규정 소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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