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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명품" 소금전쟁

지난주 금요일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육로에 해로까지…. 장장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었습니다.

신안군은 요즘 '슬로시티'로 각광받고 있는 증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로 유명한 곳이지요.

무엇보다 신안군은 전체 군 면적의 6%가 염전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65~70%가 이 곳에서 날 정도로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저는 바로 이 천일염 생산 현장을 보기 위해 신안에 다녀왔습니다.

새벽 5시에 목동에서 출발해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소나기가 쏟아져서 염전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됐는데요.

다행히 신안 섬 일대는 햇볕이 쨍쨍,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또 두시간…. 신의도에 도착하니 염전이 쫘악 펼쳐져 있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이라 염전이 온통 소금결정으로 하얗진 않았지만, 반짝반짝 햇빛에 반사되는 천일염 결정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천일염은 이렇게 염전에 바닷물을 가두고 보름 정도 두면 햇빛과 바람에 바닷물이 증발된 뒤 남게 되는 소금 결정입니다.

불순물만 빼내는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순수 자연산 소금인 것입니다.

      

       △ 채염 작업중인 모습입니다.

보통 많이 먹는 소금은 정제염이라고 해서,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짠맛을 내는 염화나트륨 성분만 뽑아내어 만든 것입니다. 바닷물에서 바로 나오는 것이다 보니, 다른 소금보다 영양성분도 뛰어난데요.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금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도 낫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게랑드 소금보다 염화나트륨 함량은 낮고, 미네랄이나 칼륨 같은 성분은 3배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신안 갯벌이 세계 3대 갯벌로 꼽힐 만큼 우수한데다, 섬으로만 둘러쌓여 있어 바닷물이 깨끗하고, 일조량과 바람이 적당하다는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 만들어진 소금이기 때문입니다.

      

 

      

 

소금 결정도 일반 소금보다 더 큰데요.

맛을 보니까, 달달한 짠 맛이 느껴졌습니다.

이곳 염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쉬는 시간에 소주 한 잔을 마실때 별다른 안주없이 소금을 찍어드신다고 하는데요.

맛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요즘엔 채염과정도 많이 개선이 되어서 300Kg 들이 주머니에 소금을 바로 담아 물만 뺀 뒤 공장으로 가져가 불순물만 걸러낸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소금창고에 쌓아뒀다 퍼담아 운반을 하려면, 맨 밑에 깔린 소금은 눅눅해지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이런 점이 개선된 것이지요.

      


      △ 이렇게 채염한 소금은 염전 사이 레일을 따라 창고로 운반합니다. 주머니에 담긴 그대로 물기만 빼서 공장으로 옮겨져 불순물을 빼고 포장작업을 하게 됩니다.

웰빙열풍과 함께 이런 천일염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천일염 판매량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가격은 일반 소금의 두세배에 이르지만, 그래도 천일염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백화점 소금 매장에선 천일염 판매량이 지난해엔 전년동기대비 2.4배나 늘었고, 올 상반기 들어서도 1년 전보다 15% 판매량이 늘었다고 합니다.

한식의 세계화와 더불어, 우리 식재료의 세계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해서 식재료로 천일염을 사용하는 식당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우리나라 음식의 특성상 나트륨 섭취가 많아질 수 있는데, 천일염을 사용하면 같은 소금을 먹어도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다른 영양분 섭취를 더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식품박람회에서도 천일염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원래 프랑스 게랑드의 '소금의 꽃'이라는 소금이 '명품'으로 꼽히며, 세계 유수 호텔 레스토랑에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유명 호텔 쉐프들이 천일염을 한 번 맛보고는 '원더풀'을 외치며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CJ제일제당이나 대상같은 대기업들도 천일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사실 천일염의 우수성이 알려졌어도, 좀 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요.

우선은 노후화 되어 있는 염전 시설 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좀 더 위생적이고, 선진화된 생산시설과 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또,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한 홍보활동이 필요합니다.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이 '소금의 꽃'으로 유명해진 것처럼, 사람들의 눈에 띄고 잊혀지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어 공략해야 합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취재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음식만 세계화 하지 말고, 그 안에 들어가는 식재료, 그 안에 녹아들어간 문화도 함께 알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를 통해 외국 공략에 가장 필요한 조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야 하는데요.

지금은 외국 수요가 적어 한 번 외국에 수출하려면 물류비가 더 드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원가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싸지만, 외국에서 판매될 땐 게랑드 소금보다 3배 정도 비싸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이름도 더 알려지고, 가격도 더 싼 게랑드 소금이 잘 팔리게 되는것이고요.

최고의 컨텐츠에 어울리는 최고의 마케팅이 뒷받침이 되어 천일염이 우리나라 대표상품으로 거듭났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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