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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세계가 주목하는 김연아, 한국에선 과소평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수상자로 뽑힌 김연아의 LA방문을 기념하여 LA시는 8월 7일을 '김연아의 날'로 선정하였다. LA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 된 이 결의안은 김연아가 국제적인 스포츠스타로 성장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 년 8월 7일에는 각종 기념행사와 함께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김연아를 명예시민으로 선정하여 김연아에 대한 환영인사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다음부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세계적인 명성 역시 함께 쌓아가고 있다.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을 때 그에게 쏟아진 찬사는 그 어떤 피겨 선수도 받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우승을 하더라도 경기에 대한 비판이 항상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김연아의 연기 후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는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외신기자들은 물론 피겨스케이팅의 명사들까지도 김연아를 극찬하며 '앞으로 이런 선수를 다시 보기는 힘들 것이다.' 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영향력을 기반으로 올해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동계스포츠 선수 사상 최초, 우리나라 여성 최초이다. 이밖에 아이티재난에 1억 원을 기부한 것을 인정받아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로도 선정되며 자신의 명성을 좋은 곳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은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80년대 변변한 오락거리가 없었던 시절에 피겨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를 투어하는 아이스쇼는 연일 인기를 끌었고 피겨선수들이 출연한 '카르멘'은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황금기를 구축하였다. 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피겨는 미쉘 콴을 끝으로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해내지 못하였다. 

서로 부딪치는 경쟁 없이 홀로 경기해야 하는 피겨는 점점 자극적인 것을 찾는 대중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관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선수가 줄어들고 피겨강대국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며 점점 고립되어 갔다. 그러던 중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편파판정을 시작으로 피겨팬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정체기에 빠진 피겨계에는 스타가 필요했다. 미국선수들의 실력은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지 못했고 유럽은 그 보다 더 암울한 상황에 빠졌다. 새로운 피겨강대국으로 떠오른 일본선수들이 주목받긴 하였지만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기에는 부족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연아의 출연은 더욱 획기적이었다. 피겨변방국 출신 선수가 국제대회 데뷔부터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찾기 어려운 사례이다. 김연아로 인하여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한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에 피겨팬들은 더 열광할 수 있었고 매 시즌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은 그동안 정체기에 빠져있던 여성피겨계의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었다. 이제 김연아의 의상과 음악선정까지 비슷하게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며 진정한 피겨계의 트렌드세터로서 자리 잡았다.

김연아가 침체되어 있던 피겨계에 기여한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 김연아 이전에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피겨선수 한명을 주목한 적이 없었다. 김연아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사거리가 되고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피겨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남아까지 김연아의 기사가 퍼져나가고 있다. 김연아가 돌아오는 시즌 세계선수권에만 집중하겠다는 기사는 전 세계 어느 매체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소식이 되었다.

김연아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김연아에 대한 안 좋은 시각들만 부각되고 있다. 광고에 출연하는 것부터 TV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까지 운동선수로서의 기본을 망각하는 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다른 나라의 스포츠스타들 에게는 너그러운 대중들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김연아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같은 나라 국민이기 때문에 더 자랑스럽고 응원해줘야 하는 존재임에도 다른 스포츠 선수들과 다른 선상에 김연아를 놓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이너한 종목인 피겨 선수로서 지금처럼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김연아와 같은 선수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옹호하기 이전에 우리나라에도 그들과 대등한 선수가 탄생했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계숙 SBS U포터 http://ublog.sbs.co.kr/slangsl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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