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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와 햇살'은 오래갈 수 있을까?

서민금융대책의 안타까운 이면

개인의 신용도가 거의 모든 은행에 데이터로 저장돼있는 시대입니다.

단말기를 두드리면 바로 나옵니다. 사업에 실패했거나 각종 요금을 연체한 사람은 돈 빌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른바 '신용'이 안좋다면 취업도 창업도.. 재기도 어렵습니다.

부활의 숨통이 좁아진 사회에서 빈곤은 더 심해지기 마련입니다. 절망이 커집니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모두 신용회복, 구제금융을 서민정책으로 실시해왔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서민 창업대출인 '미소금융'에 이어 지난 7월 말에는 '햇살론'을 의욕적으로 출범시켰습니다. 햇살론은 창업 뿐만이 아닌 생계자금 대출이 가능해 말 그대로 폭발적인 인기입니다. 출시 5일 만에 대출자가 천 여명에 이르고 있고 하루 100억 원의 대출이 이뤄질 정도입니다.

'민간의 부담.. 정부만 생색'이라는 불만

문제는 보증재원입니다.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받으면서도 제2금융권의 속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신용도가 낮으면 높은 금리를 물릴 수 밖에 없는 것이 금융의 장사 원리이고 보면 누군가 그 비용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미소금융에서도 그랬듯 정부는 그 부담을 민간에 분산시키고 일정 재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돈은 민간이 내고, 생색은 정부가 낸다'는 불만은 누가 감히 떠들지않아도 공공연히 나오는 말입니다. 정부의 일반회계 지원없이 서민금융상품을 만들다보니 무리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재 햇살론의 보증재원은 제2금융권의 출연금 1조 원으로 시작됐지만 문제는 정부가 지원한다는 나머지 1조 원입니다. 16개 광역자치단체가 매년 8백억 원, 중앙정부 복권기금에서 매년 1,200억 원을 출연한다는 계획만 발표됐을 뿐 실제 시행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 출연금 협의 서둘러야

먼저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은 금융당국의 발표가 황당하다는 표정입니다. 금융위는 햇살론을 준비하던 지난 4월 지자체 부단체장들의 회의자리에서 잠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식 안건은 아니었고, 출연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는게 당시 참석자들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지방선거 이후에는 각 지자체 실무자들과의 구체적 협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 실무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예산 검토와 지방의회 통과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데도 지방선거 이후 아직 구체적 통보나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신보나 상호금융 쪽 하고는 이런 식으로 지자체에서 출연할 꺼라고 얘기를 했던 모양이긴 한데 저희한테 통보를 안해주니까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죠.  그 전에는 행안부가 3월에 회의를 열려고 하다가 취소된 적은 있어요"

복권기금은 눈먼 돈? 법적 타당성 논란 해결해야

복권기금의 전용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올해 복권기금 지출내역을 봐도 이미 사용처가 빽빽하게 정해져서 자금 여유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복권위원회측은 내년에 새로 발생할 여유자금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엔 법적 타당성 문제까지 제기됐습니다.

"법에는 저소득층 복지사업으로 규정됐는데 금리를 받는 대출사업을 복지사업으로 볼 수 있는가? 향후 법적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게 국회 기획재정위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정부는 햇살론이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지원의 의미가 있다며 복권법 23조의 '저소득층 지원사업' 규정을 전용의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 창업자금으로도 사용되고 연 10%대의 금리를 물린다는 점에서 복지사업의 개념이 혼란을 빚고 있습니다. 만약에 사회복지 차원이라면 '햇살론 대출 불가능자인 개인파산.개인 회생이 진행 중인 사람도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복권기금을 햇살론에 전용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령 뿐 아니라 법 조문 자체를 바꿔야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법적 논란은 이미 7개월째 운용되고 있는 미소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의한 법'에 근거해 만든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정관을 바꿔 미소금융중앙재단을 설립했지만 이런 법 적용은 무리라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나온 것입니다.

한나라당 의원 2명은 이법을 '미소금융재단법'으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결국 이런 논란은 '복지관련 법을 금융업무에 적용하다보니 생긴 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접 절차와 법 규정은 정책집행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 제도가 서민들이 바라는 만큼 잘 지속될 수 있을 지에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미소와 햇살..정책 지속의지 보여줘야

정부가 '친서민'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높히 평가할 일입니다. 또 빈곤의 악순환의 배경에 재기를 가로막는 금융권의 높은 문턱이 있다는 것도 잘 간파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단단하게 제도를 만들 수는 없었는지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햇살론에 희망과 기대를 거는 서민들이 그 만큼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기된 문제들이 현 정부의 권위주의에 가려지고 있다면 정권 말기에는 결국 탈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서민들의 햇살과 미소를 지켜줘야할 의무가 공무원과 권력자들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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