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이 독일의 높은 벽에 부딪혀 1-5로 패하자 열대야 속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축구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9일 밤 서울 강남역의 한 호프집에 모인 붉은악마 회원 16명은 대표팀 복장까지 갖춰 입고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결국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몹시 안타까워했다.
붉은악마 회원 이세형(38.회사원)씨는 "독일 선수보다 체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지소연 선수가 뛰어난 개인기로 한 골을 넣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청 여자축구팀 선수들은 이날 숙소에서 경기를 분석해가며 후배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경기 결과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열악한 조건에서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의 투혼을 높게 평가했다.
회사원 김현규(32)씨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야 오늘 독일과 4강전을 치르는 걸 알았다.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도 4강까지 오른 여자 축구팀이 정말 대단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포털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결승 진출 기대가 무너진 것에 실망하면서도 척박한 여자축구 저변을 딛고 `4강 신화'를 일궈낸 태극낭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포털 다음의 응원 게시판에는 '결승에 올라가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힘들어 보인다'(아이디 fhsfedf), `지금은 졌어도 미래를 기대한다'(아이디 신용운), `이제 여자축구 관심 있게 보련다'(그냥사람) 등의 글이 올라왔다.
네이버 게시판에는 `인프라가 다른데 이 정도면 기적'(mido***), `한국 최초로 피파대회 3위 하면 된다(yuns***)', `여자축구가 이렇게 관심 받은 적이 있었나'(bule***)라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멋진 만회골을 넣은 `지메시' 지소연 선수의 미니홈피에도 격려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방명록에 `승패는 중요치 않다. 멋있었다', `독일 수비진을 무너뜨린 골로 위안을 얻었다' 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에도 대표팀의 투지와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를 높게 평가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아이디 BabyHyoMin는 "태극기를 달았다는 이유로 난생처음 여자축구를 챙겨봤다"며 "지금도 충분히 멋있고 아름다우니 선수들은 마음 아파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