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다보면 동화됩니다.
경찰 출입 기자들은 반 경찰이 되고 법조 출입 기자들은 반 법률전문가가 됩니다.
문화에서 행동 말투까지 닮아가다 보면 출입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선후배로 부르기도 하고 형 동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자들도 함정에 빠질때가 있습니다.
정치부 기자들 중 여당 출입을 오래한 기자들은 여당의 논리에, 야당 출입 기자들이 야당 논리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출입처에 동화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칫 출입처 논리에 매몰될 수 있다는 함정입니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치안을 돌보는 경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죠. 그래서 강력팀 경찰들은 5대 강력범죄 동종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생활질서계 분들은 성매매 의혹 업소 업주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만나는 게 나쁜 게 아닙니다.
범죄예방을 위해 범죄정보를 수집하는 경찰의 임무야 말로 범죄 발생을 막는 일 만큼 더 중요하교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입니다.
기자들이 출입처에 지나치게 동화되면 논리가 매몰되지만 경찰이 그들과 동화되면 그건 유착이라는 더 큰 범죄를 낳게 됩니다.
금천서 일부 경찰관들과 유흥업소 업주와의 유착 의혹.
경찰 수뇌부가 지난 3월부터 유흥업소와 경찰과의 유착고리를 끊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일선 경찰들과 업주들과의 공생관계는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비단 금천서 뿐이겠습니까? 수년 동안 경찰의 불법 성매매 단속망을 벗어난 전국의 유흥업소들이 관할 경찰들과 유착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서울지방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한 지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금천서 유착 의혹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했던 경찰관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유착 의혹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경찰이 조직의 비위사실을 드러내놓고 수사하기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감찰에서 손을 댔지만 '딱 떨어지는' 첩보를 받고도 제대로 밝혀낸 비리는 많지 않을 겁니다.
그나마 서울청 차원에서 발빠르게 감찰에서 수사로 전환한 결정은 환영받을 일입니다.
외부에 사실이 알려지면 경찰에겐 유흥업소와의 유착 문제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아픈만큼 철저하게 환부를 도려낼 줄 알아야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습니다.
차마 기사에 담지 못했던 여러가지 취재 내용들이 있습니다.
서울청은 중간 수사결과 경찰관 3명의 유착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고 짧게 밝혔습니다.
아직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취재결과에 따르면 유착의 폭은 훨씬 넓고 환부의 깊이도 기대(?) 이상입니다. 예상보다 심각한 일선경찰서의 모럴 해저드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 지 와치독(Watch Dog)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뿌리깊은 유착이라는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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