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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콘서트, 그 매력에 빠지다

특히 사내 제보가 많았습니다. 하우스 콘서트 취재 '한 번' 해보라는.

하우스 콘서트 기획자들이 보내는 이메일이나 보도자료를 회송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죠.
공연 취재를 맡은 지 1년 반이나 지나서 취재하게 된 것에 대해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미 수도 없이 기사화된 공연을 뒤늦게 취재하기 싫다는 기자의 어처구니 없는 '고집(!)'과 하우스 콘서트는 앞으로도 쭉 계속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취재하다 보면 장기 공연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취재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급한 불부터 끄다 보면, 그렇게 되더랍니다.

7월 한 달간 다섯 차례 시리즈로 기획된 The House Concert는 좀 달랐습니다. 더 이상 변명할 수가 없게 만든 짧고도 새로운 기획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주로 클래식 공연을 해왔던 것과 다르게 “Unplugged”라는 컨셉으로 대중음악을 선보였습니다.

크라잉넛과 10cm, 우주히피, 하림, 강산에의 공연이 이어지는데, 네 차례 공연이 잘 끝났으니, 이번 금요일 강산에씨 공연만 남아 있군요. 

하우스 콘서트, The House Concert를 섞어 쓰고 있어서 헷갈리실 수 있는데요. 하우스 콘서트는 일반 명사, The House Concert는 고유 명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하우스 콘서트를 소개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박창수 선생이 진행하고 계신 음악회가 The House Concert입니다.

우리나라 하우스 콘서트의 대명사격이니, 지금부터는 그냥 하우스 콘서트라고 쓰겠습니다.

하우스 콘서트는 매주 금요일 꾸준하게 열리고 있는데요, 2002년 7월 첫 공연부터 200회 때까지는 박창수 선생의 자택에서 열렸고, 그 후로는 몇 차례 장소를 옮겼습니다.

이번에 공연을 한 도곡동은 건물 지하의 아담한 공간이었습니다. 바닥과 벽, 천장까지 모두 나무로 되어있어서 음악을 귀로 듣기도 좋고, 몸으로 느끼기에도 그만인 곳입니다.
박창수 선생의 말에 따르면, 소리의 울림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일부러 마룻바닥에 앉도록 한다는 건데요. 적지 않은 음악가들이 바닥에 앉는 관객들을 보고 깜짝 놀란다고 하네요. 그만큼 분위기가 묘합니다.

그렇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는 그 마룻바닥이 하우스 콘서트의 매력입니다. 이번에 취재한 하림씨 공연만 해도 관객이 150명이나 몰리는 바람에, 관객과 가수 사이 거리가 50센티미터 남짓했습니다.

벗은 발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박자를 맞추는 공연을 대체 어디서 볼 수 있겠습니까! 무대와 객석이 가깝다 보니, 공연 집중도 역시 엄청나게 높습니다. 발 냄새 나지 않느냐(!!!)는 몹시 현실적인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그 날 공연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우스 콘서트의 진정한 매력은 마이크와 앰프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계를 거치지 않은 진정한 생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림씨와 박창수 선생은 이 소리를 '생소리'라고 표현했는데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생소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 또는 '노래할 때 목을 가다듬지 않고 목에서 나오는 대로 내는 소리'라고 풀어놨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는 부정적이지만, 하우스 콘서트에서의 '생소리'는 기계를 거치지 않은 가수나 악기의 순수한 소리라고 할 수 있겠죠.

하림씨는 '생소리'가 가장 예쁜 소리인데, 마이크를 대기 시작하면서 관객들이 예쁜 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어졌다며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하우스 콘서트 제안에도 흔쾌히 응했겠죠.

마이크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사실 콘서트장에 가면 마이크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망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마이크는 녹음을 위한 것이죠.

박창수 선생은 공연을 녹음하고, 음악가의 동의를 구한 뒤 라이브 실황을 CD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앨범의 라인업이 요샛말로 정말 '훈훈'합니다.

김선욱, 조성진, 김태형, 김한 등 아직 공식 앨범을 내지 않은 젊은 음악인들의 연주를 하우스 콘서트 공연실황 음반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젊은 음악가들이 유명해지기 한참 전에 하우스 콘서트에서 소개한 박창수 선생의 선구안도 놀랍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우스 콘서트는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선착순으로 가서 볼 수 있는데, 관객 수가 출연자나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보통 클래식 공연 때는 50명 안팎이라는데, 이번 "Unplugged" 시리즈 때는 150명 넘게 와서 북적북적했습니다.

5시 반부터 줄을 서고, 번호표를 받아야 공연장까지 오고도 되돌아가야 하는 아쉬운 상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콘서트장 규모가 150명까지 수용하기에는 좀 빠듯한 듯해서 안타깝지만, 더 넓어지면 하우스 콘서트 특유의 오붓한 분위기가 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로 바닥에 앉는 것이 불편하신 분께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너무 예약이 되지 않아 되돌아올 불안감이 있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일반 공연장처럼 부담스러운 분위기도 아니고, 관람료도 훨씬 저렴합니다. 음악을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듣고 싶다면, 하우스 콘서트장에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간단한 와인(혹은 맥주) 파티도 열려서, 연주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또한 하우스 콘서트만의 장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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