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김상곤(60)경기도교육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수원지법 형사11부(유상재 부장판사)는 27일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짚으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징계 방침을 따를지, 시국선언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로 존중해야 하는지 깊은 고뇌를 한 것으로 보여 직무를 유기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공소사실 요지
검찰은 김 교육감이 지난해 10월 1∼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간부 14명에 대해 공무원범죄처분결과통보서, 공소장 등을 송부받았으면서도 1개월 이내에 경기도교육청 징계위원회에 정당한 사유없이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교육공무원징계령 6조4항 '징계사유를 통보받은 교육기관 등의 장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1월이내에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한다'를 근거로 들었다.
형법 제122조(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어 지방자치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될 경우 지자체장은 직무가 정지된다.
◇검찰 범죄사실 통보에도 교육감 징계 재량권 있어
재판부는 "지자체장은 자체조사나 (검찰의) 징계의결요구 구분없이 징계사유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내용을 근거로 징계의결요구를 해야 한다"며 "교육공무원의 경우 다른 공무원과 차별적으로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교육청의 징계와 관련한 실무관행에서 검찰의 징계의결요구에도 내부종결하거나 경고.주의조치한 사례가 상당수 있다"며 "이러한 관행에 의하더라도 교육감에게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1차적인 판단재량이 있다"고 했다.
◇시국선언 명백한 징계사유 해당 안돼
재판부는 "시국선언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는지 아니면 헌법상 기본권(표현의 자유) 행사 범위 내인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선례로 볼만한 대법원 판례도 없다"며 "교육과학기술부 내부에서도 시국선언 준비를 위한 서명운동이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자체의견을 낸 바도 있다"고 했다.
또 "시국선언에 대한 2건의 무죄판결 선고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김 교육감의 견해가 독단적이지 아니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사법부 최종판단까지 징계의결 유보할 '상당한 이유' 돼
재판부는 "경기도교육청은 9명의 법률전문가를 상대로 자문을 의뢰했고, 그중 7명이 시국선언에 대해 기본권 행사로 징계처분이 적당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시국선언 교사를 중징계하라는 교과부 지침을 강행할 경우 공무원의 신분보장제도가 침해되고 다른 징계대상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교육감은 신속한 징계의결보다는 신중한 결정을 선택할 필요성이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이고 징계유보는 교원징계령의 상당한 이유 또는 직무유기죄에서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직무유기 범의(犯意)도 없어
재판부는 "김 교육감이 교과부의 방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징계절차에 그대로 협력해야 하는지와 기본권 행사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인지 사이에서 깊은 고뇌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징계유보는 징계권자로서의 책임감 또는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교육감으로서의 철학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내지 방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원=연합뉴스)
교원에 대한 교육감 징계 재량권 인정
수원지법, 경기교육감 직무유기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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