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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찰 수사 2막…비선의혹 '팩트'로 바뀔까

검찰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의 불법사찰 공모 여부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이 사실(팩트)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사찰의 공식적인 책임자인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을 구속하면서 첫번째 고비를 넘긴 검찰은 이제 배후에서 이들을 조종한 `몸통'의 존재 여부에 관한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검찰이 향후 수사를 통해 풀어야할 일차적인 매듭은 이 전 비서관의 불법사찰 개입설에 대한 진위다.

청와대에서 `실세'로 불려온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에서 2008년 9월 김종익 전 NS한마음 대표를 불법 사찰하고 대표이사직 사임 등을 강요하도록 막후에서 직접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윗선'이 아니냐는게 `비선 의혹'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5일 총리실의 의뢰로 이 전 지원관 등 4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 이 전 비서관의 숨은 역할을 염두에 두고 압수수색과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나 아직은 지원관실과 이 전 비서관의 결정적인 연결고리를 찾아내지 못한 상태다. 

검찰이 압수한 지원관실 컴퓨터 3대의 하드디스크가 완전히 삭제된데다, 주요 피의자들도 이 전 비서관과의 연관성을 철저하게 부인한 탓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원관실이 김씨를 불법 사찰하게 된 동기가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이 전 비서관이 사실상 `하명 수사'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주부터 이 부분을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집중키로 했다. 

김 전 팀장 등은 "`국책은행인 국민은행의 자회사 대표가 문제있는 사람'이라는 익명의 제보에 의해 내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공직기강 업무를 전담하는 지원관실이 국민은행을 국책은행으로 잘못 알았을 리 없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김씨에 대한 내사 착수 이유를 숨기는 것으로 보고 삭제된 전산자료의 복원에 계속 노력하는 한편 이 지원관을 비롯해 당시 지원관실 직원들을 다시 불러 진짜 사찰 동기를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의 내부 행사인 직원 워크숍에 참석했다는 진술은 확보됐지만 단지 이것만으로는 공모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윗선 캐기'에 성공하려면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 업무를 지휘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을 찾아내야 한다. 

검찰은 당장 26일부터 이 지원관 등을 불러 강도높은 조사를 벌일 계획이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 전 지원관 등이 정작 본인들의 범행조차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데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범행은 어느 정도 소명됐지만 향후 법정에서 무죄판결을 받아내야 할 이들이 기존의 진술을 뒤집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로서는 설령 이 전 비서관의 지시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해서 얻을 실익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 오히려 `훗날'을 기약하기 위해 모든 것을 본인들이 안고 가겠다는 마음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이 삭제된 전산자료의 복구 등을 통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거나, 이 전 지원관 등이 구속된 상태에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진실'을 털어놓을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검찰이 이 전 비서관으로 가는 연결고리를 찾아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저간의 의혹이 팩트로 바뀌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특히 이 전 비서관 이상의 윗선이 개입하거나 정치인 등에 대한 무차별 사찰 정황까지 드러날 경우 여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권력투쟁설이 재점화하는 등 정치권이 엄청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지 `억측'으로 판명될지, 아니면 계속 의혹으로 남을지는 불투명하지만 검찰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은 이번 수사 결과가 이러한 메가톤급 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25일 "여러가지 의혹이 있고 온갖 설이 난무하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아무런 단서 없이 수사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수사는 생물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어느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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