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주택거래활성화를 시킬 정책이 필요하다고 나서면서 여러 정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대출규제 완화'에 쏠려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암호처럼 느껴질 DTI와 LTV 같은 용어들이 여기 저기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출규제를 손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파급력이 크기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국토부는 "완화하자", 금융위는 "안 된다" 며 맞서는 양상입니다. 왜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걸까요?
총부채 상환비율,이른바 DTI는 쉽게말해 자신의 연 소득 가운데 몇 % 정도를 집 사면서 대출받을 수 있느냐를 규제하는 겁니다. 예를들어 DTI 비율이 40%로 규제된 서울 강남 3구 지역 주택을 사기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면 연 소득 1억 원인 사람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융부담이 연간 4천만 원을 넘으면 안 됩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은 DTI 비율이 50%입니다.
국토부와 건설업계 등은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DTI 비율 제한 때문에 자금 조달을 못해서 주택거래가 침체되고 있으며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를 못하는 '입주대란' 이 벌어지고 있으니 DTI 비율을 높여서 대출을 더 받게 해 달라고 주장합니다.
대출로 돈을 더 구할 수 있느면 구매력이 상승하고 주택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가 돼 재고주택은 물론 다른 주택 거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정부가 대출규제를 손 댈 경우 부동산 정책의 무게가 규제완화 쪽으로 실리면서 시장에서 추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택거래 침체 원인이 돈이 없어서 집을 못 사기때문이 아니라 집 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안 사고 있는 것이기때문에 대출규제완화를 해도 효과는 적고, 부작용은 클 것이란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경우 대출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데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고, 대출규제를 강화했던 지난해 9월 이후에도 매달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21조 원이나 급증한 것을 보면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못 받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로 서울지역의 실질적으로 DTI 기준을 적용해 보면 아직 23% 정도 밖에 안 돼 지금도 50% 한도를 못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는 거죠.
특히 대출규제를 완화하면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나 대출자들이 다시 대출을 받으면서 부실만 키우게 돼 지금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늘면 가계 소비가 줄고 가계부실과 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는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가계와 금융회사의 건전성 대책"이라며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대출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늦추는 것 밖에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지어 공급이 넘쳐나고 건설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부동산 시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장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지 '모르핀' 를 투여해 수명을 늘려줄 대상은 아니라는 거죠.
건설업계의 강력한 요구와 부작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반론 속에 뜨거운 감자가 된 '대출규제 완화'가 어떻게 결론날 지는 내일(22일)이면 결정될 것 같습니다.
뜨거운 감자 '대출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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