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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치적쌓기용 행정에 '혈세만 낭비'

타당성 검토없이 삽질부터…'애물단지' 전락 시설 수두룩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치적을 쌓기위해 충분한 타당성 검토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혈세만 낭비하고, 각종 시설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민선 5기에 접어들어서도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예산낭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기도 안산시는 시청 근처에 75억원을 들여 24시간 민원을 처리하는 '25시 시청'을 건립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7천600㎡ 규모로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인데 야간에 찾아오는 민원인이 극소수여서 벌써부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원도가 민통선 북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DMZ박물관의 경우 지난해 8월이후 지금까지 무려 6억384만원의 적자를 냈다.

전시물이 통일전망대와 차별성이 없는데다 번거로운 출입절차 등으로 인해 관람객이 하루 평균 350여명에 그치고 있는데다 대규모 다목적센터는 개관 후 대관실적이 1차례에 불과했다.

강원도 고성군이 2007년 거진체육공원에 13억5천100만원을 들여 건립한 인공암벽시설은 3년째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주차장 등 차량 진입시설이 없는데다 지역에 관련 동호회 등이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전북 진안군이 2005년 45억원을 투입해 진안읍 군상리에 신축한 한방약초센터도 민간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아 준공후 2년여간 방치됐고, 2007년 9월에 나타난 개인 사업자도 임대료를 내지 못해 계약을 포기했다.

지난 5월부터 홍삼한방클러스터 사업단이 위탁운영하고 있으나 지역상권과 거리가 멀어 운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가 1만8천여명으로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두번째로 적은 인천 옹진군은 2006년 338억원을 들여 1만4천984㎡ 규모의 군청사를 건립했다.

이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기준(7천525㎡)보다 배나 넓다.

재정 자립도가 12.2%에 불과한 대전 동구청은 707억원짜리 신청사를 건립하다 예산부족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경남 남해군은 2008년 10월에 고작 70여가구가 거주하는 남면 평산1리에 정부 지원금 3억원으로 '어업인회관'을 지었다.

그러나 기존의 마을회관 바로 옆에 있는데다 아무런 쓸모가 없어 마을 어촌계는 관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이 건물을 횟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 곳곳서 중복투자 논란…짓고 또 뜯는 낭비사례도 속출

또 인구가 27만명이 채 안되는 경북 경주시에는 오는 11월 686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BTL)으로 건립한 '경주 예술의 전당'이 개관한다.

이 때문에 경주시는 앞으로 20년간 매년 60억8천만원을 임대료로, 17억원가량을 유지.보수 비용 등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등 상당한 재정부담을 안게 됐다.

게다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안에 전시실과 공연장을 갖춘 엑스포문화센터가 있고,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2014년까지 경주에 컨벤션센터를 건립해주기로 해 중복투자 논란이 사업추진 초기부터 제기돼 왔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해 말 2~3년 후에 철거될 예정인 진주문화원 별관에 리모델링 비용 2천600만원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별관 2층에 대한 정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월 민간투자사업비 153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연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면적 7천345㎡ 규모의 문화시설인 '설문대 여성문화센터'를 개관했다.

제주에는 이미 대극장(수용인원 896석)과 다목적 전시실 등을 갖춘 제주도문예회관이 있고, 지난 5월에는 1천184석의 공연장을 갖춘 제주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중복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시 남구청은 지난달부터 대남로와 중앙로 등 14개 구간의 가로등과 전신주 등에 불법 광고물 부착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있는데 대남로와 중앙로의 신형 가로등 200여개에는 광주시가 지난해 이미 같은 장치를 부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남구청 측은 뒤늦게 중복부착한 장치를 떼어내 다른 가로등에 옮겨 붙이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예산은 물론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남 목포시는 올해 초 연동광장~도청입구 사거리 4.3㎞ 구간과 도청입구 사거리~영산강 하구둑 2.5㎞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18억원을 들여 도로와 인도 사이에 경계석을 설치했으나 경계석이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주.정차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경계석을 모두 철거하기도 했다.

전남 광양시도 광양읍 인동 교차로의 벚나무가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며 뽑아버리고, 아스팔트를 깔았다가 "녹지를 조성하겠다."라면서 지난 4월부터 2억원을 들여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또 아차산을 사이에 두고 서울 광진구는 395억원을 투입, 광장동 3만7천400㎡에 고구려역사문화관을 건립할 예정이고, 경기도 구리시는 330억원을 들여 교문동 3만3천㎡에 고구려체험관을 짓기로 해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 옆에 110억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인 '대관령 음악테마공원'을 놓고도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637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1천300석 규모로 짓는 음악테마공원의 기능이 유사한데다 음악테마공원의 평상시 활용방안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콘서트홀은 클래식 공연에 맞춘 시설이고, 반 야외시설인 음악테마공원은 오페라와 록 공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등 용도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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